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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중략- 이 땅의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님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 -노래 어머님의 마음 중”
2시간 20분간 이 노래를 돌림 노래로 들은 기분이다. 어머님의 끝없는 사랑을 담은 현대판 전래동화를 만들기 위해 무려 350억을 투자했다. 역시 효심의 가치는 대단하다. 풍성한 볼거리에 메시지가 분명해 아이와 함께 관람할 것을 권장하지만, ‘신과 함께’의 진가를 확인하고 싶다면 원작 웹툰을 권하고 싶다.
올해 극장가 빅3 중 하나인 ‘신과 함께: 죄와 벌’이 1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웹툰을 원작으로 사후 세계와 각종 신들을 영화화했다는 점에서, 여기에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이정재 등 충무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에서 단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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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저승에 온 망자’(차태현)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매 관문이 획일적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타인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귀인’ 차태현의 인생은 ‘TV 인간극장’을 보는 듯하고, 그의 처절하고 훈훈한 사연이 공개될 때마다 울려 퍼지는 웅장한 배경 음악은 반복적으로 감동을 강요한다. 가난한 가정의 농아인 어머니, 몸이 약한 동생.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등바등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형제와, 그들을 감싸 안는 전통적인 어머니의 이야기. 예정된 신파는 어김없이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며 마무리에 열을 올린다.
너무나 많은 카메오들이 만화적 캐릭터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이 전부다. 이토록 많은 스타 배우들과 어마어마한 자본, 각종 화려한 장치들이 과연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로 영화는 일차원적이고 진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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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원작 웹툰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과하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가족애’와 ‘삶의 소중함’은 얼마든지 아름답게 흥미롭게 감동 있게 그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12월 20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40분.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