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2’ 잡학박사들의 마지막 제주 여행이 이어졌다.
1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이하 알쓸신잡2)는 제주의 마지막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유시민, 황교익, 유현준, 장동선은 이중섭 거리를 다녀와 얘기를 나눴다. 황교익은 "그림 중에서 '가족'을 보면 지향하는 세계가 보인다. 발가벗은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시민이 "아내들은 우리를 다 알잖느냐"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후 유시민은 이중섭의 그림이 춘화로 취급돼 철거를 당한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에 장동선은 "다 벗고 가족을 포옹하는 건 생물학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살이 닿을 때 감촉이 특별해서다.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욕구는 외로울 때 누군가가 안아주는 것인데 너무 짠하더라"는 생각을 보탰다.
황교익은 아내와 아이를 일본으로 보내고 힘겹게 이중섭의 삶을 “너무 애달프더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듣던 유시민은 "부인한테 보낸 편지가 박물관에 있더라"고 덧붙이자 황교익이 "내용이 구구절절하고 아름다웠다"고 설명했다.
이중섭과 아울러 추사 김정희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다. 김정희는 제주에 위리안치 됐을 때 추사체를 완성했다고. 유시민은 추사체에 대한 정의가 어렵다면서 "그냥 추사 선생의 글씨체가 추사체"라면서 "기름을 쫙 뺀 글씨"라고 평가했다.
이후 그가 자연 모사를 통달한 피카소가 입체파가 된 대표적인 예를 들면서 "추사 선생이 자기 스타일의 글씨를 만든 것도 그와 비슷했을 거다"고 덧붙였다. 추사의 '세한도‘ 얘기가 나오자, 유현준은 유시민에게 "다음에 책을 쓸 때 삽화를 직접 그려보면 어떠시겠느냐"고 제안하자 유시민이 부끄럽다며 얼굴을 붉혔다.
추사관에 다녀온 유시민은 추사와 이중섭의 공통점으로 “외지인이 제주의 문화적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효리를 언급하면서 “제주가 그 분을 끌어들일만한 문화적 가치가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효리, 장필순은 자기가 원해서 온 거다. 제주가 그 사람들을 끌어들일 문화적 자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중섭과 추사는 안 그렇다"고 말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런가 하면, 안도 다다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함께 '융합'에 대한 수다가 펼쳐졌다. 안도 다다오는 동서 건축을 융합한 일본 건축가. 다 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 건축가, 발명가 등의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이에 유희열이 “'알쓸신잡' 역시 융합을 실천한 콘텐츠”라는 말에 박사들 모두 동의했다.
장동선은 정방폭포를 다녀와 진시황과 서복 얘기를 꺼냈다. 유시민은 두 사람을 가리켜 '호모 사피엔스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덧붙였고, 장동선은 인간의 노화와 폭포를 연관지어 과학적으로 풀어냈다. 이에 유시민이 “인간에게는 죽음이라는 제약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들이 탄생했다"면서 "선택할 수 있어서 인간적인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이에 유현준이 반박하자 장동선이 "순간적일 때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MC 유희열이 중재하면서 영생과 아름다움에 대한 격론이 마무리
또한 산소통 하나 없이 오직 인간의 힘으로 해산물을 캐는 해녀 문화가 우리와 일본에만 있다는 사실, 과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도가 올라간다는 얘기, 굴곡이 있으면 더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이야기 끝에 “제주가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힘들게 산 사람들이 많다. 상처가 있어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는 평가로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