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곧 주인”…김윤석X하정우 ‘1987’이 2017년에 던진 메시지(종합)

↑ "1987" 오는 12월 개봉

[MBN스타 김솔지 기자] 영화 ‘1987’이 가슴 아픈 역사를 통해 올 겨울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할 것을 예고했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1987’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과 장준환 감독이 참석했다.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김윤석과 하정우를 비롯해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까지 명품 라인업을 완성시켜 주목 받고 있다.

장준환 감독은 “1987년에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해 1월에 박종철 열사가 돌아가시고, 6월에 항쟁이 일어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많은 분들이 각자 맡은 바 양심의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많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온 국민이 거리로 뛰어나온 이야기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속 주인공이 바통터치를 하면서 이어진다. 새로운 주인공이 나오면서 결국 온 국민이 거리로 나와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주인이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윤석은 “무조건 시나리오가 좋았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영화가 꼭 만들어 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기꺼이 한 숟가락 얹었다고 생각한다”고 출연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 시대 대표적인 인물의 이미지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이 인물을 통해 권력이 얼마만큼 강렬하게 사람들을 제어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야했다. ‘황해’의 면가 ‘타짜’ 아귀는 자유로운 캐릭터고,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악인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존인물이고, 이 자체가 하나의 신념이 이념이 돼서 오랜 시간 많은 것들을 억누르는 것들을 등에 업고 표현해야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자료조사를 많이 했다”며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하정우는 역시 영화의 출연 계기로 시나리오를 꼽았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과거의 아픈 한 사건이었고 그것을 무겁지 않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많은 장점들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정의 실현에 대한 부분이라 영화에 한발자국 들어가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쉽게 들어갈 수 있게끔 유연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 김윤석 하정우 사진=옥영화 기자

김윤석과 하정우를 비롯해 유해진, 이희준, 김태리는 영화의 출연 계기로 “탄탄하고 재밌는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여기에 박희순은 “다들 작품이 좋았다고 했는데, 저는 작품을 참여할 때 학연, 지연, 혈연을 많이 따진다. 장준환 감독과는 첫 단편을 같이 했었다. 그때 이후로 친구가 돼 20년 째 가깝게 지내고 있다. 학연, 지연, 혈연과 관계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리는 “제가 맡은 연희는 유일하게 창조된 인물이라 걱정이 많았다. 영화 중반이 지나고부터 등장하는데, 선배들이 쌓아놓은 큰 에너지를 제가 받아서 가져가야 하니까 굉장히 다이내믹했다. 감독님과 얘기할 때 감정신도 힘들고 중요하지만, 그보다 신입생의 풋풋하고 발랄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잘 찾아서 신경을 써야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장준환 감독은 이날 현장에서 영화 제작 영상을 보고 나서 “감회가 새롭다.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다들 잘하기도 하지만 각자의 개성들이 미묘하게 달랐다. 영화 한편을 했는데 장편을 7편 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감독으로서 이런 호사를 언제 누리겠는가. 모든 것들이 저 때문이 아니라 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 가치, 해야 할 이야기에 동참해준 배우들에 고맙다. 뿌듯하고 감사하다. 영화에서 자랑할 건 배우들의 힘이다. 장담할 수 있다”고 배우들을 향한 애정과 함께 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천만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 등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담은 소재들이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장준환 감독은 “‘택시운전사’는 광주의 이야기고 현대사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슬픈 역사다. 그래서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1987’도 완전히 무관하지 않다. 아시다시피 1987년에는 온 국민이 나와서 대통령을 국민이 스스로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해낸 해다. 온 국민이 나와서 독재 권력으로부터 커다란 권리를 쟁취할 수 있었던 부분이 저한테는 감동적이었고, 지금 이 시기에 돌아볼만한, 돌아봐야할 것 같은 역사라고 생각했다. 이번 기회에 저 또한 용기를 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1987’은 오는 12월 개봉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