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현빈 "직업의 특수성, 현실에서 소소한 행복찾으려 노력"

↑ 현빈은 "때리는 것보다 맞는 장면이 편하다"고 말했다. 제공 | 쇼박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현빈(35)은 대규모 사기극 소재의 영화 ’꾼’(감독 장창원)에 참여하기 전 걱정을 했다. ’꾼’ 시나리오를 받을 무렵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이 제작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영화 ’마스터’와 ’원라인’ 등이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을 모티프로 한 영화들을 앞서 내놔 어떤 작품은 흥하고 어떤 영화는 반대의 성적표를 받았다.
현빈은 "처음에는 우리 영화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긴 했다"면서도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고 우리 시나리오를 보니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결말도 다르고 그리는 방식도 달라 우려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들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영화 ’꾼’은 중후반부 반전이 전하는 묘미가 있다. 현빈은 "나도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이어지는 반전들이 재미있었다. 또 캐릭터들이 전하는 재미도 상당했다"며 "그 반전들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초중반까지 가져 가야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어느 선까지 표현되고 속여야 하는 것에 대한 강약 조절에 신경을 썼다"고 회상했다.
현빈은 ’꾼’에서 많이 맞기에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할 듯하다. ’공조’ 때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것과는 다르다. 그는 맞는 부분이 잘 표현된 데 대해 극 중 검사로 등장하는 유지태에게 공을 돌렸다. 현빈은 "많이 맞았다"면서도 "그런데 맞는 게 편하다. 때리는 사람이 부담스럽다. 때리는 사람이 NG 낼 확률이 높고, 또 현장에서는 맞는 사람을 잘 챙겨준다"고 미소 지었다.

↑ 유지태에게 엄청난 열정을 느꼈다는 현빈. 제공 | 쇼박스

유지태는 또 현빈에게 영화와 연기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모르게 알려주기도 했다.
현빈은 유지태에 대해 "’저런 게 영화와 연기를 사랑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영화와 연기와 관련해서 얘기가 나오면 어린아이마냥 좋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상하고 배려심도 많은데 슛 들어가면 바뀌는 눈빛에 놀라기도 했다"며 "나도 이쪽 일을 하면서 이 일을 좋아하는데 ’저 사람에 비교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고 느낀다. 엄청난 열정을 느꼈고, 여러모로 자극이 됐다"고 즐거워했다.
사기꾼 팀 중 한 명으로 나오는 그룹 애프터스쿨 나나와의 연기 호흡도 좋았다.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은 없다"고 한 현빈은 "첫인상이 밝았다. 주변에 그 에너지가 퍼지더라. 또 유지태 선배와 나나 씨가 전에 드라마를 함께해서 그런지 나나 씨가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로 꼽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빈은 "세계 최고 미모로 꼽힌 일화를 안다"며 "스태프들이 모두 좋아했다. 나도 좋아했다"고 웃었다.
현재 온라인을 달구고 있는 현빈의 수염과 장발에 대한 궁금증이 이는 이도 있을 것 같다. 꽤 많은 여성 팬들이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진 않다. 그가 수염과 장발로 공식 석상에 선 이유는 영화 ’창궐’ 촬영 때문이다.
현빈은 "인위적으로 가발을 쓰고 수염을 붙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며 "가능하다면 온전히 내 것으로 하려고 하는 편이다. 한 작품이 끝나고 나서도 머리가 자라도록 놔둔다. 특별히 다른 일에 지장이 안 되면 그렇게 하는데 그것도 내 방식대로 작품을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 현빈은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은 없다"고 말했다. 제공 | 쇼박스

현빈은 ’공조’ 이후 ’꾼’에 참여하며 곧 개봉을 시킨다. 이미 ’협상’도 끝냈고, 현재 ’창궐’도 촬영 중이다. 2년간 쉼 없이 달리는 인상이 강하다. 그는 "작년과 올해 하고 싶은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더라"며 "자연스럽게 일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한다. 직업이 갖는 특수성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반면 얻는 부분도 있다. 개인적인 삶, 촬영 현장이나 술자리나 사람들을 만나면서 행복들을 찾으려고 한다"고 짚었다.
현빈은 ’협상’을 통해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 영화에서는 인질범이니 꽤 나쁜 캐릭터 같다. 그는 "아직 어떤 방향일지는 감독님의 선택이니 모르겠지만 이전과는 조금 다르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늘 조금이라도 다른 것을 찾으려 한다"는 현빈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제안이 있긴 했는데 시기가 안 맞아서 못한 작품도 있고, 준비가 안 됐기에 못했던 작품도 있어요. 거기서 나를 찾아줘야 하는 게 우선이긴 하지만 기회와 상황이 맞으면 참여해야죠. 기회가 오면 저한테는 좋은 것이니까요.(웃음)"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