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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피해 금액 4조원, 피해자 3만명, 자살 사건 10여건….
영화 ’꾼’(감독 장창원)이 소재로 한 대국민 사기극은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죽었다고 알려진 이가 살아있다는 것도 현실 속 그 의심과 비슷하다.
관객은 이미 영화 ’마스터’나 ’원라인’ 등으로 수차례 써먹은 이 소재에 싫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꾼’은 이전 비슷한 소재들로 꾸린 영화들과는 또 다른 결이다. 응징의 대상이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데 그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소소한 사기꾼 황지성(현빈)은 아버지 ’밤안개’(정진영)의 복수를 위해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허성태)을 쫓는다. 두칠의 해외 도피를 위해 여권을 위조해준 아버지가 살해됐기 때문. 시간이 흘러 지능형 사기꾼이 된 지성은 두칠과 관련된 이들을 속이며 복수를 위한 설계에 들어간다.
권력자들 틈 사이에서 자신의 야망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검사 박희수(유지태)도 장두칠을 쫓는다. 그의 비공식 팀 고석동(배성우), 춘자(나나), 김과장(안세하)과 함께다. 그러다 지성과 만나게 되고, ’동상이몽’ 팀플레이를 시작한다.
그야말로 희수를 포함한 사기꾼들의 예상치 못한 대결이 이어진다. 서로 믿는 듯하지만 그렇다고 다 믿지는 못하는 상황. 자칫 잘못하다가 삐걱댈 수 있기 때문에, 연속된 긴장감이 ’꾼’을 끝까지 이어가도록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의심을 해소시키면 의심은 확신이 된다"는 극 중 사기꾼들의 말처럼 관객의 계속된 의심을 해소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가한 인상이 강하다.
현빈의 스마트한 두뇌 플레이가 ’공조’ 때와는 또 다른 멋과 재미를 전하고, 유지태의 야망 가득한 연기도 현재 방송 중인 KBS2 수목극 ’매드독’과는 다른 모습이다. 배성우 나나 안세하의 팀플레이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영화 보는 맛을 더한다.
또 초반에 부동산 사기꾼 이강석(최덕문)이 완벽한 허당 역할로 또다른 이 거대한 사기판을 예열시켰다면, 중반 이후 등장하는 두칠의 오른팔 곽승건(박성웅)의 쓰임까지 짜임새 있게 사용됐다. 또 미인계를 선보이는 나나와 칼 같아 보이는데 그렇지 않은 박성웅의 호흡도 나쁘지 않다.
특히 ’꾼’으로 스크린 데뷔하는 나나는 박성웅을 비롯해 배성우 안세하와도 완벽한 웃음을 전한다. 쉬어가는 페이지로 역할을 다했다.
꽤 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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