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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정려원 윤현민 주연의 '마녀의 법정'이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순항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성범죄를 소재로 다루면서도 두 사람의 숨은 호흡은 시청자들이 까다로운 주제에 접근하기 어렵지 않게 돕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에서는 여진욱(윤현민 분)이 정신과 의사 시절 상담했던 성폭력 피해자 아동이 청소년이 돼 출소한 피의자이자 아버지를 칼로 찌른 사건이 다뤄졌다.
앞서 마이듬(정려원)이 성고문 피해자였던 어머니가 사라진 뒤 검사가 된 이야기를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여진욱이 법복을 입은 계기가 그려졌다. 여진욱은 정신과 의사로서 피해 아동을 법정에 세웠으나 무자비한 성폭행 피해에도 피의자가 5년형을 선고받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마이듬이 사라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 검사가 됐다면, 여진욱은 피해자를 지키기 위해 법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녀의 법정'은 성범죄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현실 속에서 드라마로 이야기를 푸는 과정이 남녀 간의 성 대결로 왜곡되지 않게 신경쓰고 있다. 제작진은 승소를 위해서 매섭게 뛰어드는 마이듬의 당찬 모습을, 피해자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여진욱의 세심한 면을 부각했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드러나는 성 역할을 뒤바꾼 듯한 설정으로 각자의 캐릭터에 의미를 부여했다. 남녀 검사가 각자의 성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각자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사건을 풀어가도록 한 것이다.
마이듬 여진욱은 몰래카메라의 피해자가 되거나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사건에 죄의식을 가진 사건에 중심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각자 상대의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범죄자를 잡는 데 힘을 모았다. 상호 보완적인 관계는 작품의 중심인 '성범죄'가 뚜렷하게 도드라지게 했다.
정려원 윤현민의 숨겨진 호흡은 극의 활기를 충분히 불어넣고 있다. 정려원은 털털하면서도 법정에서는 상대를 서늘하게 할 정도로 결단력 있는 마이듬을 정확히 짚어냈다. 윤현민은 차분한 말투를 살리며 여진욱의 세심한 성격을 표현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을 때는 작품의 방향에서
'마녀의 법정'은 사건마다 통쾌한 마이듬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으나 그 속에는 정려원 윤현민의 살아있는 호흡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잘 짜인 각본과 더불어 배우들의 호연 역시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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