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광현 "성격상 사이코패스 보다는 깐족대는 악역에 최적화, 하하"

↑ 밝은 성격의 박광현은 "사이코패스 역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공 | FNC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SBS 주말극 '언니는 살아있다' 속 악역 추태수로 욕을 실컷 먹은 배우 박광현(40). 자신의 불륜 탓에 사랑하는 딸도 잃고, 그 죄를 아내에게 전가하는 못된 캐릭터였다. 후반으로 갈수록 찌질한 모습이 강조돼 시청자들에게 나름대로 재미를 주기도 했지만, 사실 극 초반 추태수는 더 악랄한 악역이었다.
박광현은 "처음에는 정통 악역이라고 해야 할까? 정말 못된 놈이었다"며 "후반 (김)다솜 씨가 연기하는 캐릭터적인 느낌이 있었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순화됐다. PD와 작가도 원했지만 박광현도 순응했다.
"제 색깔을 넣어 순화했어요. 나쁜 역할을 안 해보기도 했지만 악랄한 느낌의 감정을 잘 모르거든요. 마침 추태수의 사업이 망하기도 했으니 깐족거리고 찌질한 느낌을 넣었는데 현장에서도 재미있어하고, 시청자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더 망가졌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요, 하하하."
그간 보여줬던 '젠틀한 본부장' 이미지를 지우려고 이 캐릭터를 택했던 건 아니다. 그는 "사실 난 사람 죽이는 사이코패스 역은 절대 못 할 것 같다"며 "연기자들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하지만 자기 전문 분야도 있다. 잘할 수 있고 맞는 역할이 있다. 제의가 들어오면 선택하고 캐릭터가 변해도 그에 맞게 연기한다. 난 기본 성격이 밝고 웃음이 많으니 깐족대는 악역에 최적화된 게 아닐까 한다"고 웃었다.
극 중 박광현은 전처 역의 오윤아, 불륜 상대역인 손여은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오윤아씨와는 대화가 잘 통해 촬영 끝내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손여은씨는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 사적인 대화는 많이 못 했다. 말은 많이 안 했는데 키스신은 많이 찍었다"고 공개해 웃음을 안겼다. "여은씨와 첫 신에서 만나 얘기하다가 막 키스를 해야 했는데 통성명도 안 했을 때였어요. 어색했는데 어색하다고 연기를 안 할 순 없으니 약간 힘들었죠. NG 내면 계속 해야 하니 진지하게 몰고 갔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윤아 씨와 대화는 그게 생각나네요! 저는 극 중에서 조금만 나오니깐 '오빠는 꿀 빠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를테면 가성비가 좋은 거죠. 하하하."

↑ 박광현은 한 이미지보다 다양한 캐릭터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제공 | FNC엔터테인먼트

"추태수는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는 쓰레기. 나라면 정말 못했을 짓"이라고 한 박광현은 "나였으면 진작에 자수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딸 자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정한 아버지 역할 때문에 본인의 가정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을까.
잠시 고민하던 박광현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욕심내서 일하면 가정에 소홀해진다. 집에 있는 시간만큼이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아기가 자기 전에 촬영이 끝나면 서둘러 집에 가서 1시간, 30분만이라도 잘 놀아주려고 해요. 하온이가 이제 20개월 됐는데 자기 의사 표현하는 시기라 예쁠 때인 것 같아요."
박광현은 한 육아 예능에 게스트로 나가 '딸바보' 아빠 면모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섭외는 안 들어온다"며 약간의 서운함을 내비쳤다.
그는 "이 드라마 안에서 유행어를 밀었다"고도 고백했다. 박광현은 "1시간 드라마에서 몇 신 나오지 않지만, 항상 대본을 보며 "'꺼지고 또 꺼져'를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미소 짓기도 했다.
"연기한 지 20년 됐으니 이제 중견 배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의 이미지로 계속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드라마 속 캐릭터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열심히 해야 돈도 벌고 하온이한테 잘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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