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47일째를 맞았다. 노조와 사측의 주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라디오, 뉴스, 예능, 드라마 등이 결방되는 방송 파행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MBC 노조는 공영방송 정상화 및 김장겸 MBC 사장 등 ‘적폐 경영진’ 퇴진을 주장하며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파업과 동시에 제작 거부가 시작되면서 예능 및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일찌감치 정상 방송을 멈췄다.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일밤’, ‘라디오스타’ 등은 7주째 전파를 타지 못한 채 스페셜 방송(재방송)으로 대체되고 있다. 기 녹화분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그램조차도 파업 이후 정상 방송을 예고한 만큼 결방이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
시사 교양 프로그램도 형편은 비슷하다.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시간을 대폭 축소했다 급기야 아침, 저녁뉴스가 녹화뉴스로 진행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에 반발해 해당 프로그램 출연자, 작가, 프리랜서 아나운서 등 10명은 집단 퇴사했다. 라디오도 BGM 송출 형식의 음악 방송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22일부터는 드라마도 일부 멈춘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사, 매니지먼트사와의 계약 등 구조적인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외주제작 인력 등을 활용해 최대한 결방을 막아보겠다는 사측 의지가 강했으나 결국 드라마본부 조합원들 역시 ‘릴레이 결방’을 선언했다. 한국 방송 역사상 최초의, 초강경 파업 투쟁이다.
이에 따라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과 일일드라마 ‘별별 며느리’, ‘밥상 차리는 남자’, 아침드라마 ‘돌아온 복단지’가 줄줄이 결방된다. 파업으로 인해 방송 자체가 연기됐던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와 방송사고를 냈던 수목드라마 ‘병원선’은 아직 논의 중인 상태다.
파업 열기는 오는 25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MBC 파업 콘서트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이날 콘서트에는 전국 MBC 노조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가운데 MBC를 떠난 전직 구성원들도 참석해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또 전인권밴드, DJ DOC, 장기하와얼굴들, 혁오, 바버렛츠 등 다수의 실력파 뮤지션이 함께 해 열기를 돋군다.
한편 현재 김장겸 사장과 김재철•안광한 전 MBC 사장, 백종문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박용국 미술부장 등 전•현직 고위 임원 6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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