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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스윙스가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해 영상을 통해 육성 고백했다.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말자는 다짐을 덧붙였으나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스윙스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처음으로 BBC에. #dontbeashamedofyourimperfections"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에서 스윙스는 "의사들은 내가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조울증, 강박장애, 그 용어들이 익숙하다. 일종의 강박이다. 십년이 지난 후에야 나 혼자 해결할 수 없음을 알았다. 내가 총에 맞아 다쳤을 때 혼자 치료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이 알려진 이후 주변의 반응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선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의지가 약한 것으로 본다. 의지가 약한 것을 결함으로 인식한다. 그런 결함이 알려졌을 때 평가 절하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낙인찍는 걸 좋아한다. 어떤 차를 모는지 어떤 학교를 졸업했는지 이 모든 게 지나칠 정도로 중요하다. 정신질환을 앓는 것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평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스윙스는 음악으로 많은 부분이 치유됐음을 밝히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음악이 저를 구했다. 자부심을 느낀다. 많은 팬들이 제 음악을 듣고 자살을 단념했다는 말을 한다. 뮤지션으로서 팬에게 들을 수 있는 최상의 찬사"라며 "전 제가 가야할 길을 안다. 단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을 넘어 저와 같은 이들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솔직한 발언 그리고 음악을 통해 사회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다짐에도 불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반응이 다수다.
누리꾼들은 "당신도 당신보다 약한 사람들을 낙인 찍어 가사 쓰고 노래 팔아 살지 않았나" "군대 있을 정도는 안 되는데 방송 출연은 가능하다니" "아픔이 있는 사람이 남의 아픔은 쉬워서 그렇게 막말 했나" "어쩌라는 건지" "본인에 대해서는 정말 관대하구나" "치료나 잘 받으시길" 등 냉담한 의견을 내놨다.
한창 잘 나가던 스윙스에 대한 누리꾼의 반감은 정신질환으로 의가사제대 한 뒤에도 당초 복무했어야 할 기간 동안 영리 목적의 활동에 거리낌 없이 나가면서 시작됐다. 그는 2015년 9월 입대했으나 정신질환이 악화돼 10개월 만에 의가사제대했으나 꾸준히 받아온 치료와 별개로 영리 목적의 활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질타를 받았다.
또 과거 고(故) 최진실 자녀 환희 군, 준희 양을 비하하는 랩 가사가 담긴 음악을 만들었던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인성 문제가 논란이 됐다. 거듭된 공식 사과에도 불구, 고인(故 최진실)에게 누를 범한 과거 자체를 지울 수 없었던 바, 스윙스가 '약자'를 자신의 성과를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난은 여전히 꼬리표가 되어 따라다니고 있다.
물론 스윙스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중엔 정신질환 자체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이가 아예 없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의 경우, 그가 정신적으로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 아닌, 과거 잘못된 행동과 선택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가시지 않은 것 뿐이다.
그럼에도 스윙스는, 어쩌면 이같은 일련의 사례의 누적으로 형성된 그 자신에 대한 대중의 날 선 시선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잘못된 낙인론으로 치환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일종의 '
스윙스는 어떤 이유로 정신질환을 전 세계인들 앞에서 고백한 것일까. 스스로 부끄러워지지 않기 위해서라면, 방법이 잘못됐다.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향후 그가 전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메시지조차 희석된 점이 못내 안타깝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