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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리피는 래퍼로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제공| TS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래퍼 슬리피(본명 김성원·33)는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이국주의 가상 남편'으로 출연했다. '진짜 사나이'에서는 힘든 훈련에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아 '슬좀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힙합그룹 언터쳐블로 활동 중인 그는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6'에 참가해 오랜만에 래퍼로서 인정받았다.
"잘하는 뮤지션이 되면 음악 활동도 수월할 듯해요. 내가 별로면 아무도 같이 작업하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방송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래퍼로서는 최근 인지도가 없었죠. 래퍼로 다시 이름을 알리는 단계입니다."
'쇼미더머니 시즌6' 1차 경연을 앞두고 아쉽게 탈락한 슬리피는 지난 10일 여섯 번째 디지털 싱글 '맘대로'를 발표했다. 묵직한 비트에 슬리피만의 플로우가 특징이다. '쇼미더머니 시즌6'에서 선보였던 벌스(Verse)를 실은 노래다. '주위 시선보단 래퍼로서 음악을 즐기는 삶을 살겠다'는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
"붐뱁 트랩은 물론 가요도 좋아하죠. 대중적인 보컬과 피처링이 들어가면 수익이 다르더라고요(웃음). 이번에는 래퍼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곡을 하고 싶었어요. 이국주와 '우리 결혼했어요'를 찍다가 이런 노래를 낼 수는 없었으니까요."
슬리피는 2000년대 중반부터 활동한 '힙합 2세대'다. 언터쳐블은 아웃사이더, 배치기, 슈프림팀 등과 활약했다. 당시에는 래퍼의 설 자리가 좁았다. 음악을 알리기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계약을 맺어야 했다. 가요계 중심과 떨어져 있던 래퍼는 어느덧 선망의 대상이 됐다.
"래퍼를 동경하는 사람도 많아졌죠. 2000년대 활동할 때는 무대에 올라도 밥 한 번 사주면 끝나는 경우도 있었어요. 돈도 못 벌었죠. 이제는 모든 래퍼가 도끼가 되길 꿈꿔요. 잘생긴 친구들도 요즘에는 아이돌 가수가 아닌 래퍼가 되길 원하죠."
슬리피는 지난해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했다. 데뷔 때부터 함께한 회사와 다시 미래를 약속한 것이다. 그와 비슷한 연령대인 딥플로우, 팔로알토 등은 어엿한 레이블 대표다. 하지만 슬리퍼는 래퍼로서 다양한 음악을 할 계획이다.
"제 또래 보다는 트렌디한 뮤지션과 작업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었다고 불평 불만하는 게 아니라 음악 시장에 따라 맞춰가려고 하죠. 행주의 '레드 썬'처럼 '쇼미더머니'를 통해 어려운 음악들도 좋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분위기가 된 듯해요."
슬리피는 '쇼미더머니'에 대해 "단점도 있지만,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다"고 했다. 래퍼들의 기회의 장으로 실력 있는 이들이 음악과 재능을 알릴 수 있어서다. 변화의
"버티는 게 승자죠. 언더그라운드 5년 생활을 못 버티고 포기한 래퍼들이 대부분이에요. 스윙스, 매드클라운 등 포기하지 않은 친구들이 잘됐죠. 내년에는 7~9곡이 담긴 앨범을 내려고요. 음악하는 게 다시 즐거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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