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net ‘쇼미더머니6’가 또 한 번 흥행에 성공하면서 행주, 넉살, 우원재 등 TOP3를 비롯한 다수의 래퍼를 힙합팬에서 나아간 대중의 시선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재미있고 또 놀라운 점은 참가자뿐 아니라 프로듀서팀, 특히 어느새 힙합계 대부로 통하는 14년차 힙합팀 다이나믹듀오마저 성장하게 했다는 점이다.
다이나믹듀오는 지난 1일 종영한 ‘쇼미더머니6’에 프로듀서로 출연, 이름값에 걸맞는 맹활약을 펼쳤다. 프로듀서 특별공연에서는 ‘이력서’, ‘만루홈런’, ‘빛이 훨씬 더 커’ 등 히트곡 무대를 선사했으며 참가자 넉살, 한해, 조우찬, 라이노, 면도 등과 팀을 이뤄 타이거JK&비지 팀과의 팀 미션 디스 배틀에서 승리를 거뒀다. 또 본선 경연에서는 넉살을 파이널 무대에 진출시키며 ‘역시’라는 평을 들었다.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려온 ‘쇼미더머니6’ 여정은 다이나믹듀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이들은 8일 오후 서울 합정동 신한류플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로그램 후일담을 공개했다.
개코는 “‘쇼미더머니6’를 5개월 정도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정말 빠른 속도감으로 음악과 무대를 만들었다”라며 “우리 앨범도 만들 때 이렇게 빠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쇼미더머니6’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수많은 베테랑 프로듀서, 래퍼들과 같이 팀을 이뤄서 팀워크를 갖고 겪었던 과정이 즐거웠고 팀워크의 가치에 대해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최자는 “‘쇼미더머니6’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쇼미더머니6’ 끝나고도 휴식을 즐기는 게 아니라 뭔가를 안 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든다”며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관련 콘서트도 준비돼 있고 올해는 끝까지 ‘쇼미더머니6’와 관련해 허우적댈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자는 “보람찼던 부분은, 정말 마니악한 힙합 음악이 차트에 올라오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를 통해서만 차트에 올라갈 수 있는 곡들이 있는데 그런 걸 들려드릴 때마다 뿌듯했고, ‘쇼미더머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의 소속사 아메바컬쳐 소속 래퍼인 행주가 우승을 차지한 데 대한 기쁨은 누구보다 컸다. 최자는 “(우리는) 행주의 바로 옆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또 얼마나 잘 하는지 알고 있었고, 언제나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서포트했었다”며 “완벽한데 왜 안 되지? 빛을 못 볼 이유가 있나? 외모인가?(웃음) 그런데 갑자기 요즘 보니 살도 빠지고 잘 생겨졌더라”고 너스레떨었다. 이어 “행주는 앞으로 보여줄 매력이 더 많은 친구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매력 발산에 더 도움 되도록 우리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결승에서 자신들이 프로듀싱한 넉살과 행주가 맞붙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에 대해 개코는 “솔직히 우리는 (행주보다) 넉살을 응원했다. 우리가 만들어준 아티스트 넉살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두 곡까지 쥐어짜냈다. 시간이 너무 없어 다급했는데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가 있었다”며 “결승전에서는 넉살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자는 “결승에서 두 친구가 맞붙었단 것 만으로도 우리로선 즐거웠다”고 말했으며, 개코는 “TOP3까지 올라간 래퍼는 우승이 됐건 2등이건 3등이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것 같다. 누가 우승해도 사실 그렇게, 이의를 제기할만한 래퍼는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 팀에서 활약한 래퍼 넉살의 실력, 인격에 대해 극찬했다. 개코는 “넉살은 이미 씬에서 워낙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실력에 대해선 말할 필요가 없고, 인격적으로도 완성되어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많지 않은데도, 공동체의식이나 정도 많다. 곁에 있어보니 정말 뜨거운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핮만 다음 시즌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자는 “음악을 가지고 겨룬 것이지만 평생 계속 음악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1등 했다고 최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이건 예술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와 비슷하게 경쟁적인 속성을 가졌다는 게 힙합의 매력일 수도 있겠지만 이 시대 취향에 좀 더 가까이 있었다 정도지 재평가받을만한 곡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미더머니6’에 참여하면서 배운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자는 “우원재의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비롯해 현실을 반영한 표현들이 호응받는 걸 보고 힙합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코는 “일종의 무기력함을 직설적으로 잘 표현해냈을 때 마음을 긁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지금 세대 젊은 사람들은 이런 생각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코는 “우리가 랩 시작했을 때의 세대는 정체성 같은 것들이 복잡하게 자리잡기 위해 표류하던 시기였다면, 지금 젊은 래퍼들은 감정표현도 훨씬 솔직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숨김이 없다 할까. 그게 유명세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는데, 그것을 원함에 있어서 솔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언더나 메이저 경계가 분명하다면 분명했는데 지금은 희미해졌다. 우리 땐 겸손과,
또 개코는 “진정성 있는 음악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 매 순간 시장 형태 변화에 어떻게 맞춰갈까에 대해서도 생각한다”며 “우리 역시 계속 현역으로 활동하고 싶기 때문에”라고 강조했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