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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송일국은 내년에 데뷔 20주년을 맞이한다. 제공| 씨제스엔터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연극 무대에 선 송일국(46)은 ‘배우’란 수식어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베테랑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선 그는 압도적인 연기 대결에서 밀리지도, 작아보이지도 않았다.
송일국은 지난달 막을 내린 연극 ‘대학살의 신’으로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섰다. ‘나는 너다’ 이후 약 2년 만에 선 무대에 그는 “헤어지기 너무 아쉽다.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선배가 들으면 한 대 때릴 것 같은데, 정말 헤어지기 아쉽다”며 거듭 이별의 아쉬움을 말했다. 그만큼 송일국에게 ‘대학살의 신’은 애정어린 작품이다.
“첫 번째 연극이었던 ‘나는 너다’는 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학살의 신’을 만나고 난 뒤 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후배가 무대를 보고서는 송일국 배우 인생은 ‘대학살의 신’ 전후로 나눠도 된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대학살의 신’은 저의 연기에 큰 전환점이 된 작품입니다.”
드라마, 영화 이후 연극, 뮤지컬 무대에도 도전하며 꾸준히 성장해 온 송일국은 연극 ‘나는 너다’에 이어 첫 소극장 연극 ‘대학살의 신’까지 완벽하게 해내며 무대연기, 코미디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여태까지 풀어지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이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 ‘대학살의 신’을 만나게 됐어요. 오죽하면 아내는 ‘당신은 누가 하늘에서 연기 커리큘럼을 짜주는 것 같아’라고 말하더라고요. 하하. 거기다가 예술의 전당 소극장이라니. 정말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는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으로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 한 소년의 이빨 두 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 때린 소년의 부모인 알렝(남경주 분)과 아네뜨(최정원 분)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미셸(송일국 분)과 베로니끄(이지하 분)의 집을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대학살의 신’은 팀워크가 좋지 않으면 절대로 무대에 올릴 수 없는 연극이에요. 모든 대사가 엉키고 물리기 때문에 잠깐 방심하면 극의 10분이 날아갈 수 있어요. 선배들과 ‘더블 캐스팅이면 절대 무대에 못 올라갈거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두 달 동안 정말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송일국은 내년에 데뷔 20주년을 맞이한다. 그는 “‘대학살의 신’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름 앞에 ‘배우’ 수식어를 다는 게 부끄러웠어요. 그런데 ‘대학살의 신’을 하고 나니 ‘이제는 내 이름 앞에
‘대학살의 신’은 지난 6월 24일 개막, 총 35회의 공연을 마치고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송일국은 잠시 휴식기를 갖고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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