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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를 소재로 한 "장산범"이 8월 17일 개봉된다 사진=장산범 포스터 |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았다.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초점을 맞췄다.
원조 스릴러 퀸 염정아가 ‘장화, 홍련’ 이후 14년 만에 찾은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점과 전래동화 ‘해님 달님’,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검은 고양이’를 빌린 독특한 소재의 영화로 알려져 개봉 전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도시를 떠나 장산에 내려가 살게 된 희연(염정아 분)은 그곳에서 우연히 숲 속을 헤매는 한 소녀(신린아 분)를 만난다. 자신의 딸 준희와 이름과 목소리가 똑같은 소녀가 집에 찾아온 후 희연의 가족들은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나 희연은 소녀에게서 5년 전 실종된 자신의 아들 준서가 떠올라 차마 내치지 못하고 친 자식 마냥 품어간다.
영화에는 사운드로 홀리는 미스터리 적인 요소와 엄마의 가족, 자식을 지키기 위한 모성애를 움직이는 드라마가 자리한다. 허정 감독은 앞서 “가장 친숙한 소리들이 무서운 순간으로 변할 때의 공포와 미스터리함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 바와 같이 이번 작품에서 청각적인 부분에 강한 힘을 실었다.
낯선 공간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로 청각적 긴장감에 초점을 맞춘 ‘장산범’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장치들로 인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특히 극중 이준혁은 흉측한 분장으로 극에 공포감과 긴장감을 끌어 올릴 뿐만 아니라 염정아의 모성애에 불을 지펴 재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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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사 하늘 |
다만 극강의 스릴러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극 후반부를 달릴수록 모생애에 무게가 더해져 다소 아쉬운 감을 안길 수 있다. 심적으로 약한 대상을 소리로 홀려 공포감을 조성한 ‘장산범’은 엄마에게 아이라는 약점이자 강점을 내세워 극을 끌고 가 스릴러적인 측면에서 갑자기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런 부족한 부분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워졌다. 앞서 ‘장화, 홍련’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남겼던 염정아는 ‘장산범’을 통해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픈 감정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강인한 힘까지 발휘하며 복합적인 감정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박혁권은 미스터리한 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소녀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인물인 희연의 남편 민호로 분했다. 그는 민호를 통해 그동안 보여 왔던 개성 넘치는 매력과는 달리 진지하고
또한 영화 속에서는 아역 배우 신린아의 열연이 돋보였다. 적은 분량의 대사임에도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눈빛과 분위기로 극에 녹아들며 대중을 사로잡는 명품 연기력을 뽐냈다. 오는 17일 개봉.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