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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은 `쌈, 마이웨이`에서 밝고 당당한 최애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제공|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똑단발에 베레모를 썼던 배우 김지원(25)이 이번에는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거친 욕도 서슴없이 했다. KBS2 '태양의 후예' 흥행 이후 주연을 맡은 '쌈, 마이웨이'에서의 변신이었다. 세상에 맞서 당당하게 '마이 웨이'를 외친 최애라는 곧 김지원이었다.
"대사, 장면들이 생활감이 있어서 공감됐죠. (고)동만이가 (최)애라를 만나러 가기 전에 향수가 없어 섬유탈취제를 뿌린다거나 애라가 구두굽이 부러져 발에 비닐봉지를 묶는 장면 등 재밌는 신들이 많았어요."
꿈은 방송국 아나운서였지만, 현실은 백화점 안내데스크 직원인 최애라는 힘든 일을 겪어도 기죽지 않았다. 세상이 자신을 괴롭히는 듯한 순간에도 어깨를 펴고 다시 일어섰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다.
"애라는 용기 있고, 솔직한 게 매력이에요. 남자, 직장 때문에 울어도 꿋꿋하게 일어섰죠. 고동만 김주만 백설희라는 캐릭터에 좋은 영향을 받았어요. 촬영할수록 애라와 가까워져서 밝고 긍정적으로 되더라고요. 욕이나 애교도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청춘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빠질 수 없었던 건 사랑이다. 소꿉친구인 최애라 고동만(박서준 분)은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다. 박혜란(이엘리야)에 가로막혀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던 최애라는 고동만과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우정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설렘 포인트가 있었죠. 시청자 입장으로 봐도 설레더라고요. 고동만은 여성분들이 좋아할 만한 남자죠. 항상 옆에 있는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같다가 상남자로 돌변해 내 편이 되기도 하니까요. 현실에 있을 법한 판타지인 거죠."
김지원은 자연스레 박서준(29)과 호흡을 맞추는 순간들이 많았다. 김지원은 "박서준이 멜로에 대해 잘 알려주고 끌어줬다. 최대한 여자 배우들이 예쁘게 카메라에 잡히게 배려했다"고 말했다. 맛깔스러운 대사와 즉흥 연기가 필요할 때는 박서준과 더불어 안재홍(31), 송하윤(31)이 힘이 됐다.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그동안 차갑고 무거운 인물을 연기했던 김지원에게 '쌈, 마이웨이'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동안 맡았던 역할들이 딱딱하고 이지적이었죠. '쌈, 마이웨이'에서는 조금 더 내려놓고 풀어지려고 했어요. 처음 도전하는 연기였지만, 즐겁게 촬영했죠. 박서준 안재홍 송하윤 덕분에 잘 촬영할 수 있었어요."
최애라는 방송사 아나운서 시험에 계속 낙방하다가 격투기 장내 아나운서로 꿈을 이뤘다. 김지원은 아나운서 준비 중인 친구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장소마다 달라지는 아나운서 톤 때문에 연기 방향을 바꿨다. 전문적으로 보이기보단 마이크를 잡으면 변하는 최애라의 모습에 중점을 뒀다.
김지원은 "데뷔한 지 7년이 됐는데도 작품의 흥망을 가늠하는 건 쉽지 않다"고 했다. 그 대신 주어진 여건 속에서 자신과 역할이 부합되는 부분을 찾으려고 했다. 작품 성패가 모두 배우에게 달린 건 아니지만,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의 성공을 통해 주연 배우로
"주연이라는 타이틀에 너무 의미를 두려고는 하지 않아요. 단지 책임지는 신이 많아지는 거죠. 앞으로도 작품 흥망과는 상관없이 바둑 두듯이 연기하고 싶어요. 한 수보다는 게임이 끝났을 때가 중요하니까요. 제 분량이 많아지면서 이런 고민도 늘어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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