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수 김흥국이 15년 간 기러기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30일 방송된 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1989년 대한민국 가요계를 흔들어놓은 '호랑나비'의 주인공인 김흥국의 '아싸 마이웨이'가 전파를 탔다.
덥수룩한 콧수염에 흰 양복을 입은 김흥국의 전무후무한 '호랑나비' 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5주 연속 1위에, 10대 가수 상까지 거머쥐었다. 대한민국에서 '호랑나비' 춤 한 번 안 춰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예능의 신 '흥궈신'으로 불리는 김흥국이지만, 그에게도 10년의 무명 시절이 있었다. 빚을 내 발표한 음반들은 줄줄이 대중의 외면을 받았고, 차비는커녕 끼니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김흥국은 '흥궈신', '예능 치트키'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음악공연부터 라디오 DJ, 각종 예능에 대한가수협회 회장까지, 부르는 곳이 너무 많아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그는 여전히 청춘이다. 최근 그는 사이버 대학교 실용음악학과에 합격해 17학번 새내기가 됐다.
지난 2003년, 김흥국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간 가족들과 떨어져 기러기 아빠가 됐다. 13년 만에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아이들 학교 문제로 그는 또다시 김포-서울 간의 반 기러기 생활을 시작했다.
김흥국은 "한국에서는 못 자다가 미국에 가면 낮이고 밤이고 잤다. 나도 놀랐다. 한국에선 잠을 못자는데 가족이 있으니까 편했던 모양이다"라고 기러기 생활을 회상했다.
이어 "언제나 '기러기 생활이 끝나나, 언제 가족이 합치나' 매일 그런 생각을 했다. 자식을 위해서 가족이 이렇게 돼야 되고 부부가 매일 떨어
긴 시간 혼자 지내며 외로움도 있었지만, 13년 동안의 기러기 생활은 그의 삶을 확 바꿔놓았다. 어느새 프로 살림꾼이 된 그는 혼자 힘으로 청소, 빨래, 음식까지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