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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 송강호. 제공|쇼박스 |
그 어떤 수식어가 필요하랴. ‘배우 송강호’(50)의 귀환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개봉을 앞둔 송강호를 만났다. ‘변호인’과 ‘괴물’로 각각 천만 관객을 끌어 모았고, 출연작들을 합치면 1억 관객이 넘는다.
이번에도 흥행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그는 “수치적인 성과에 연연하진 않지만 제작진과 여러분들의 노고가 있기 때문에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부심을 느끼기 보단 부담감이 더 크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택시운전사’는 다큐멘터리 ‘기로에 선 대한민국’으로 계엄 하의 삼엄한 언론 통제를 뚫고 유일하게 광주를 취재해 전 세계에 5.18의 참상을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따라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 평범한 소시민이자 택시운전사인 김사복, 두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극 중 그가 분한 김만섭은 가난 속 11살 딸 은정(유은미 분)을 키우는 홀아비 택시운전사로, 밀린 월세 독촉에 시달리던 중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가 돌아오면 큰 돈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아무 고민 없이 광주로 떠난다.
그는 “‘변호인’ 때와 마찬가지로 ‘택시운전사’ 역시 내 능력으로 선뜻 소화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너무나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혹시 폐가 될까봐 고사했지만 그 잔상이 오래 남아 결국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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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호가 역사의 현장을 조명한 `택시운전사`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제공|쇼박스 |
비극적인 현대사를 다룬 작품에 유독 연이 깊은 배우라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보이지 않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던 그였다.
송강호는 “나는 좌편향 배우가 아닐 뿐더러, 그런 연기를 하지 않는다”며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 작품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작품을 통해서 또 다른 시각으로 역사를 보고 인물을 생각할 수 있다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뿐”이라며 작품을 보는 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충무로에도 어떤 유행하는 장르가 시기마다 오는 것 같아요. 유독 어떤 장르가 많이 만들어질 때가 있죠. 배우로서 순수하게 예술적인 가치가 제 마음에 들어오는 작품을 선택한 것뿐인데 제 필모를 보니까 그런 작품들이 쭉 있긴 하네요. 하하!”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그는 “물론 ‘택시운전사’ 촬영 당시에는 지금과는 다른 환경이라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느끼긴 했다. 나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모두 느꼈던 바”라며 다시금 운을 뗐다.
이어 “위축되는 부분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결국엔 의미 있는 작품에 대한 우리들의 소신을 꺾을 순 없었다. 이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모든 이들의 의지가 워낙 강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두려움 보단 이런 거대한 사건, 아픔을 진정으로 우리가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과 고뇌가 컸던 것 같다. 작품에 대한 열망과 애정이 모두 컸기 때문에 뜨겁게 완주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많은 관객들에게도 이 진심이 잘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송강호’라는 남부러울 것 없는 배우에게도 ‘욕심’이나 ‘목표’가 있냐”라고 물으니 “좋은 작품을 끊임없이 만나고 싶은 것”이라고 답했다.
“배우가 계속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사실 가장 큰 욕심이죠. 해외 진출을 한다거나 관객 수, 출연료 등 부분들이 굉장히 화려하게 비춰지긴 하지만 그건 결국 모든 요소들이 잘 맞물려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저절로 따라오는 것들이에요. 영화만 21년을 해왔는데 저라고 하기 싫을 때가 없겠어요? 저도 힘들 때, 슬럼프가 올 때,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결국, 그런 나를 일으켜 세우는 건 ‘좋은 작품’이에요. 단순히 휴식을 취하고, 다른 일을 찾는다고 해서 해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출연하는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7분.
<인터뷰②편에 계속됩니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