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하윤은 '쌈, 마이웨이'를 통해 주연 배우로 주목 받았다. 사진| 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겉보기에 화려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몇 명의 스타들을 제외하면 기다림에 익숙하다. 배우 송하윤(본명 김미선·31)도 그렇다. 지난 2004년 데뷔해 주·조연을 맡다가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통해 이제서야 관심을 받았다. 송하윤이 연기한 백설희는 오랜 연인 김주만(안재홍 분)과 권태기를 맞는 커플로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안재홍은 감수성이 풍부한 배우죠. OST가 나오면 자기가 좋아하는 한 구절을 읽어주더라고요. 낯을 가리지만 유쾌한 친구예요. 박서준 김지원도 그렇고 모두 유머 코드가 잘 맞았죠. 다들 별로 말이 없는데, 한 명이 장난치면 물밀 듯이 말을 쏟아냈어요(웃음)."
송하윤은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세 명의 주인공이 안재홍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는 순간을 꼽았다. "김지원은 평소에 조신한데, 촬영만 들어가면 욕을 하죠(웃음). 안재홍에게 소시지를 넣어주는 게 정말 웃겼어요." 임상춘 작가의 실생활 대사를 바탕으로 배우들은 친구처럼 연기했고, '쌈, 마이웨이'가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로 순항할 수 있게 했다.
백설희 김주만 사이를 갈라놓은 건 장예진(표예진)이었다. 김주만은 백설희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이 있는 장예진을 보고 혼란을 느꼈고, 백설희는 김주만의 흔들리는 마음에 눈물 흘렸다.
"표예진과는 촬영장에서도 잘 지냈어요. 대신 서로 말을 아꼈죠. 친하게 지내다가 촬영에 들어가서 막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안재홍 표예진은 상대 역이었기 때문에 어렵기도 했고, 편하기도 했어요. 조심스러워하는 긴장감이 필요했죠."
여러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리다가 '쌈, 마이웨이'에서 주연으로 올라선 송하윤은 주변 반응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작품을 하면서 들리는 시끌벅적한 목소리들은 작품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배우로 인지도를 얻고,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한 건 아녜요. 시청자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해드리고 싶었던 거죠. 친구들이 댓글 등을 캡처해서 보내줬는데 '이런 거 보내주지 말아달라'고 했어요. 선플이든 악플이든 중간에 많이 흔들릴 것 같아서였죠."
송하윤은 "일이 없을 때는 백수다.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집안일 하기에도 바쁘다"고 했다. 무명 시절이 길었던
"20대 때 상처를 받고 서럽기도 했었죠. 하지만 어떤 직업이든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아직 캐릭터를 고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힘들 게 오는 캐릭터를 잘 연기하기 위해 평소에도 준비를 잘 해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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