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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보도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게 진실을 쟁취할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한무영(남궁민). 불의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돌진해 사건을 직접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다른 기자와 다른 '기레기'를 자처하는 인물인 무영이 기자가 된 건 5년 전 사망한 형 한철호(오정세) 때문. 이 사건에 개입된 권력과 조작된 언론의 사연이 SBS 새 월화극 '조작'(극본 김현정, 연출 이정흠)의 시작이자 끝이다.
24일 첫 방송되는 '조작'은 정체불명 매체 소속의 문제적 기레기 한무영(남궁민)과 상식을 믿는 소신 있는 대한일보 기자 이석민(유준상), 한 번 문 사건은 절대 안 놓는 정열적인 검사 권소라(엄지원)가 하나로 뭉쳐 변질된 언론에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문성근은 대한일보를 움직이는 악랄한 검은 손 구태원, 전혜빈이 석민에겐 없어선 안될 환상의 파트너로 일조한다.
남궁민은 20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조작'의 제작발표회에서 "'김과장' 후반부 때인데 잠도 못 자던 찰나에 대본을 받았다"며 "촬영이 바쁘니 이 대본을 못 봤다. 사실 '김과장'이 끝나면 너무 쉬고 싶었다. 쉼 없이 너무 많은 캐릭터 소비해서 물을 다시 채우고 싶었는데 '김과장'이 끝나고 회식 갔다 와서 빨리 읽으라고 해서 읽어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 드라마는 해야겠더라. 몸이 부서지더라도 하고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드라마를 하게 되면, 내 힘만은 아니겠지만 성공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성근도 "신인 작가인데 대단한 작품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궁금했는데 출연 의지에 대한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 좋게 참여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8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게 된 문성근은 또 "일을 하며 주어진 재능을 갖고 걸맞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한 일"이라며 "다른 이유 때문에 일을 못 하게 하는 건 일종의 폭력이다. 폭력 사태가 있었다. 정치 세력이라고 해야 하나? 그쪽 수준이 저렴해서 나타난 불행한 일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와 국민은 사람마다 개성이 다른 배우의 연기를 즐길 권리가 있는데 그 권리를 빼앗긴 게 아닐까?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져서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흠 PD는 "작년부터 여러 가지 기사를 봤을 때 대중이 원하는 2대 적폐 세력이 검찰이고 언론이더라. 그게 가슴이 아팠다"며 "검찰과 언론에 기대하는 게 많을 텐데 이걸 충족 못 시켜 그런 게 아닐까. 적폐세력들이 상식적으로 일할 때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얘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상식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또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주제는 무겁게 인물은 가볍게 다루려 했다. 30%는 코미디, 30%는 장르물, 40%는 드라마적인 부분이 강하다. 상식이 지켜지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남궁민과 엄지원, 전혜빈은 기자들의 기사에 상처받았던 과거를 털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남궁민은 "신인 시절에 많이 순수한 편이라서 사람들이 말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었다"며 "오프더레코드로 내 눈을 보고 얘기했는데 바로 기사가 나간 적이 있다. 그걸 봤을 때 사람과 만나 약속을 했는데, 망설임 없이 기사를 써버린 게 밉고 나쁘다기보다 황당했다. 연예계는 힘든 곳이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혜빈은 "나는 가수 출신인데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섹시한 포즈를 원하면 어린 마음에 '그렇게 해야 한다' 생각해서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며 "포즈를 취하면 1면에 그 사진이 나왔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좋은 것도 아니고 이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
엄지원도 "이 기사는 '너무했어. 나빠'라며 서운하고 속상한 적 있다. 그런데 담아둘 수 없고 보내야 하는 게 우리 일"이라며 "마음에 두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