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다면 아마도 이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죽고 사는 그 순간에서 모두는 삶을 원한다. 하지만 모두가 살 수는 없는 그 절체절명 상황의 긴장감이 오롯이 드러난다. 영화 ’덩케르크’다.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 이들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 탈출 작전이라는 실화가 세 가지 시점으로 관객을 찾는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을 통해 자유자재로 시공간을 주물렀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해변에서 철수하는 연합군의 일주일, 이들을 돕기위해 덩케르크로 향하는 민간 어선의 하루, 얼마 남지 않은 연료로 적 전투기를 격추하려 애쓰는 조종사의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라는 세 가지 구성과 교차 편집을 사용해 관객을 전쟁의 한복판으로 초대한다.
독일군의 총탄과 전투기의 폭격, 어선들의 항해는 지금 나오는 SF나 전쟁 영화들과 비교하면 세련되거나 화려한 맛은 없다. 투박한 듯 보이지만 그만큼 더 삶을 향한 절실한 분위기를 풍기는 효과를 낸다.
아이맥스와 65㎜ 카메라로 촬영했다. 1300여 명의 배우를 투입했고, 실제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 13척과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동원했다.
특히 전투기에서 촬영된 장면은 1인칭 시점으로 두려움과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전쟁영화가 아닌 생존의 드라마"라는
톰 하디 등 다양한 배우들이 나오지만 연기자들 보는 맛을 느낄 순 없다. 배우들의 대사보다 음악이 눈과 귀를 더 자극한다. 호불호가 갈릴 요인이기도 하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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