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클`을 통해 SF장르에 도전한 배우 공승연. 사진| 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공승연(본명 유승연·24)은 밝은 갈색 눈동자를 가졌다. 한국 SF드라마의 앞날을 희망으로 비춘 tvN 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에서 그의 눈빛은 큰 역할을 했다. 매혹적인 눈동자는 별이를 둘러싼 비밀과 여러 암시를 넌지시 전달했다.
'써클'을 끝내고 만난 공승연은 단발머리로 변신한 뒤였다. 데뷔 이후 긴 머리를 고집하기도 했고, 경호원 역할을 맡은 차기작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곧바로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인 그의 얼굴에는 '써클'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너무 아쉽죠. 지금도 끝난 거 같지 않아요. 배우들끼리 아직도 배역 이름을 얘기하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날씨 좋을 때 행복하게 촬영했습니다."
'써클' 마지막회에서는 공승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막을 내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의 눈이 푸른빛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정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추측했다. "첫 회부터 외계인이라고 나왔는데, 추리하시더라고요. 지구에 온 목적이 상세히 나오지 않아서 그런 듯해요." 별이로 지구에 왔다가 한정연으로 살아가는 인물은 외계인이라는 게 공승연의 설명이었다.
공승연은 별이, 한승연, 블루버드로 1인 3역을 소화했다. 한국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외계인 역할은 도전이었다. "외계인으로 나올 때는 외모 변화에 경계가 모호해 쉽지 않았어요. 연기하는 대상에 따라 맞춰갔죠."
세 캐릭터 모두 만만치 않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2037년 스마트지구 시스템을 해킹하는 해커 블루버드였다. "총 드는 게 어색해서 쉬는 시간에도 연습했어요. 가짜 총인데도 너무 무거워서 들고 있으면 점점 팔이 떨어지더라고요." 날씨가 더워지는 데도 2달 동안 가죽재킷을 입고,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한 것도 블루버드를 표현하려는 방법이었다.
공승연은 "'써클'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외계인, 대학생, 해커 등 한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어서였다. 김강우 여진구 등 믿을 만한 배우들도 그와 호흡을 맞췄다. 여진구는 별이를 옆에서 지켜준 김우진 역으로 출연했다.
"(여)진구는 다들 칭찬만 하는데, 칭찬을 또 할 수밖에 없는 배우예요. '저 어린 친구가 어떻게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죠. 앞으로 더 멋진 배우가 될 것 같아요. 진구가 연기를 편하게 잘 받아주는 스타일이라 도움을 받았죠. 친구들이 '진구 오빠'라고 하더라고요. 동생이지만 오빠 같은 느낌이 있고 다양한 매력을 가졌죠."
'써클' 배우들은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도 높다. 공승연은 "시즌2가 나오면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도 "tvN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고 했다. "한상진(박동건 역) 오빠가 '내가 죽은 거 같지? 내 복제인간도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큐브가 파괴된 모습도 나오지 않아서 시즌2가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써클'은 첫 회 2.88% 시청률이 최고 기록이었다. 한국에서 익숙하지 않은 장르에다가 반전이 거듭되는 전개 때문에 시청자 유입이 어려웠다. 주연으로 출연한 공승연은 성적이 아쉽기보단 끝까지 지켜봐 준 시청자에게 감사했다. "보는 분들이 더 추리하셨죠. 배우들은 촬영하고,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좋았어요." 종방연에 온라인 팬들이 케이크를 보내줬을 정도로 마니아가 생겼다.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다룬 '써클'은 기획이나 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어설픈 CG 효과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지적되기도 했다. 한 장면에 3~6개월이나 걸리는 CG 작업을 단 며칠 만에 해야 했다. 공승연은 빠듯한 시간에도 작업에 몰두한 관계자들에게도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이맘때쯤 KBS2 '마스터-국수의 신' 인터뷰를 통해 만난 공승연은 '다작하는 배우'가 목표라고 했다. 그 이후 tvN '내성적인 보스', '써
"작품을 할 때마다 성장하는 거 같아요. 하나를 끝내고 남는 건 사람이고, 작품에서 이전에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을 보면 반가워요. '써클'은 너무 소중한 작품이죠. 여러 역할을 하면서 큰 무게감을 느꼈던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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