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우리가 서 있는 여기가 메이저야."
지난 11일 종영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고동만(박서준 분) 최애라(김지원)이 결혼하기로 하고, 김주만(안재홍) 백설희(송하윤)가 재결합하면서 막을 내렸다. 네 청춘은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자신의 위치가 '메이저'라고 말하면서 시청자들에게도 위로를 전했다.
'쌈, 마이웨이'는 그동안 네 명의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고동만 최애라와 6년 연애를 하면서 권태기를 겪는 김주만 백설희를 대조적으로 보여줘 공감을 받았다.
주인공들의 멜로를 다룬 단순한 작품을 넘어 '쌈, 마이웨이'는 제목처럼 세상에 기죽지 않는 청춘들을 그렸다. 싸움을 줄인 '쌈'과 자신의 길을 뜻하는 '마이웨이'를 붙인 '쌈, 마이웨이'는 남들보다 가진 것은 없지만, 눈치 보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힘을 불어넣었다.
트라우마로 10년 동안 링에 오르지 못했던 고동만이 결국에는 이를 극복했고, 아나운서가 장래희망이었던 최애라는 이종격투기 장내 아나운서로 꿈을 이뤘다. 김주만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연인에 대한 소중함을 알았고, 백설희는 점차 독립적인 인물로 나아갔다.
30대를 앞둔 이들의 사랑과 고민을 다루면서도 틈틈이 가족들의 이야기도 더해 작품의 온기를 채웠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서먹했던 고동만 부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눈물겨웠다.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던 아들과 그런 아들을 한심하게만 바라봤던 아버지는 결국 꿈을 위해 지금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방송 초반부터 정체가 드러내지 않으면서 유쾌한 웃음을 줬던 황복희(진희경)가 최애라의 어머니라는 사실과 최애라에게 집착했던 장경구(강기둥)가 고동만을 돕기 위해 두 사람에게 접근했다는 구성은 줄거리를 짜임새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KBS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를 쓴 임상춘 작가의 현실을 녹여낸 대본도 몰입도를 높였다. 직설적이지 않으면서도 힘겨운 청춘들의 상황을 통통 튀는 대사로 표현한 극본은 작품의 맛을 살렸다.
카메오 출연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어리숙한 모습으로 최애라에게 접근했지만 소름 끼치는 모습을 보여준 박무빈을 연기한 최우식,
5% 시청률에서 시작한 '쌈, 마이웨이'는 10%를 훌쩍 넘는 기록으로 종영했다. 루저를 강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 모두가 위너'라는 위로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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