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빠! 어디가?'에서 아이들끼리 미션을 다니면 부모들이 모르는 모습이 나오더라. 거기에 재미가 있었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일반 가족에게는 어떤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또래끼리 낯선 곳에서의 삶에 대한 로망 등등의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MBC '아빠! 어디가?'를 통해 국내 가족예능 신드롬을 몰고 온 김유곤 CP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한 연회홀에서 열린 tvN 새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독립-둥지탈출'(이하 둥지탈출) 제작발표회에서 "아이들끼리 살아가는 작은 사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tvN 이적 후 처음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15일 저녁 첫 방송되는 '둥지탈출'은 부모 품을 떠나 본 적 없는 청년 6인이 낯선 땅으로 떠나 누구의 도움 없이 서로를 의지한 채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 낯선 땅에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좌충우돌 생활기가 담겼다. 배우 최민수 박상원 이종원 김혜선, 개그우먼 박미선, 국회의원 기동민의 아들·딸들이 네팔의 시골 마을을 11일 동안 다녀왔다. 부모들은 스튜디오에서 아이들의 자립기를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MBC를 나와 절박하니 도와달라"고 웃음을 준 김 CP는 "출연 섭외를 위해 주변 지인을 통해 알아본 게 많다. 물어물어 찾아 부탁했다"며 "출연진 모두가 내 진심을 알고 동의한 것 같아서 감사드리고 있다"고 좋아했다.
출연진은 대부분이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 자녀들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선택에 깜짝 놀랐으나 본인들의 의견을 존중해 참여했다. 특히 이종원은 '연예인 자녀 세습' 논란과 관련해 "처음 섭외 받았을 때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도 아이의 의견을 물었는데 아들이 '재미있겠네요. 할게요. 그런데 출연료는 얼마줘요?'라고 하더라. '용돈이 부족한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웃으며 "아들에게도 '청소년기에 나름대로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연예인 자녀 세습 문제도 있긴 하지만 순수하게 내 아들한테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기동민 의원의 아들이자 '둥지탈출'의 맏이를 맡았던 기대명은 "친구들과 오늘 겪었던 이야기를 하고 내일은 어떻게 해야 우리가 독립을 위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지 얘기할 수 있는 밤이 좋았다. 값진 경험이고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국회의원 신분인 것에 대해서는 "아버지에게 피해를 드리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아버지가 편하게 얘기해줬다. 엄청나게 값진 기회를 주신 것 같다"며 "아버지와 이런 기회를 언제 또 가질 수 있을까. 감사히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베테랑 방송인인 박미선은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는데 내 딸 유리밖에 안 보이더라. 뒤에 조그맣게 나와도 그것만 보여서 녹화하기 힘들었다는"는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딸바보다운 모습을 전했다. 예능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박상원은 "딸이 공식적으로 여행을 떠날 기회이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관심을 보여서 나도 따라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유곤 CP는 시즌2 계획에 대해서는 "'아빠 어디가' 때 (성동일 아들) 준이를 보니 아빠와 있을 때, 친구들과 있을 때가 다르더라. 눈빛으로 아이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봤다"며 "준이나 (김성주 아들) 민국이를 데리고 다시 해보고 싶다. 물론 아이들이 한다고 해줘야 할 테니 강원도나 제주도로 데려가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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