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낯익은 배우가 등장했다고요? 자꾸만 눈에 아른거린다고요? 앞으로 승승장구할, 놓칠 수 없는 신예를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백융희 기자] 안녕하세요! KBS2 아침드라마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에서 윤정인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한은서입니다. 이제 촬영이 한 달도 채 안 남았어요. 지난 2월부터 첫 촬영을 했는데 매주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느낌이 들었던 작품이에요! 호흡이 긴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소원을 이룬 셈이죠. 종영하면 아쉬움에 많이 울 것 같지만, 계속해서 좋은 연기로 여러분들을 찾아뵐게요. 그 전에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한은서 사진=김재현 기자 |
20부작 미만의 작품만 하다가 처음 120부작 드라마에 출연했어요
항상 재미있고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극 중에서 발랄하고 튀는 역할을 맡았는데 처음에는 드라마 자체에 우울한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이 가운데 ‘나만 밝아도 되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 선배님들이 톡톡 튀는 연기를 하면 좋아해 주셨어요.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데 감독님께서 애드리브 노래 장면을 넣어주시기도 했어요. 나만 튀는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제 감정과 발랄함을 더 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셔서 더 노력했던 것 같아요. 원래도 밝고 긍정적인 편이라서 극 중 인물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애드리브 연기, 데뷔 10년 내공의 도움을 살짝 받은 것 같아요.
올해 데뷔한 지 10년이 됐어요. 14살 때 ‘대왕세종’ 작품으로 데뷔했어요. 연기를 10년 동안 했다는 걸 아무도 모르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촬영장에서 연기할 때 연기를 오래 한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노하우와 경력이 있는 것 같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헛된 세월을 보낸 게 아니라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죠.
막연하게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첫 시작부터 연기였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동생이랑 어린이 대회를 나갔어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께서 반대하셨는데, 대회에서 상을 타면 허락해주신다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상을 탔어요. (웃음) 그래서 CF와 단편 영화 쪽으로 시작하다가 정식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중고등학교 때 아이돌 그룹 제의도 왔었는데 저는 연기를 하고 싶었고 배우가 꿈이었기 때문에 그 길은 택하지 않았어요.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펑펑 울게 돼요.
한 작품을 끝낼 때마다 아쉬움이 많이 들어요. 저는 작품에 출연할 때 몸이 아플 만큼 몰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던 ‘소녀 연애사’ 작품은 한 달 촬영을 했는데 끝날 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데뷔 8년 만에 주연을 맡기도 한 작품이라서 더 벅차올랐던 것 같아요. 또 아직 저를 크게 알릴 수 있는 작품을 못 만났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한 작품에 출연하더라도 이 작품을 통해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연기 인생에 한 작품이 더해진다는 생각을 해요. 다 저의 연기 경력에 도움이 되는 거니까요.
↑ 한은서 사진=김재현 기자 |
한 가지에 몰입하는 스타일이에요.
대학교 입학 후 2~3년 정도 연기 공백이 있었어요. 집이 안양인데 서울로 학교를 통학했어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학교에 갔어요. 집에 들어오면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어요. 1년 동안 아침 스터디를 했는데 동기 중 유일하게 저만 지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어렸기에 가능했던 일 같아요. 연기와 병행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원래 공부하는 것도 좋아해요. 학업적인 부분도 놓치고 싶진 않아서 정말 열심히 했죠. 덕분에 4년 내내 장학금을 타기도 했어요. 지금 그때처럼 살라고 하면 못 할 것 같기도 해요. (웃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 바로 엄마죠.
엄마께서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매니저를 해주셨어요. 아역 시절에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반장을 했었어요. 더 적극적으로 했던 이유는 이렇게 안 하면 나태해질 것 같았어요. 제 생존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밤새고 촬영해도 꼭 학교에 가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몸이 힘들더라도 학업과 연기 모두를 끌고 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제 옆에 계셔서 다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감사하죠. 제가 지금보다 더 잘 된다면 물질적인 선물보다는 가족 여행을 선물하고 싶어요.
사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로맨스가 필요해’, ‘연애의 발견’에 나왔던 정유미 언니를 좋아해요. 연기할 때 너무 사랑스러운 것 같아요. 그냥 연기하는 사람이 있지만 정유미 언니는 어떤 연기든 다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걸 보고 감탄했어요. 어떤 캐릭터도 ‘정유미화’ 되는데 그게 질리는 게 아니라 보면 볼수록 매력 있어요. 늘 연기하면서 생명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좋은 배우가 되는 데 중요한 건 인성도 빠질 수 없는 부분 같아요. 제가 학생들도 가르치는데 늘 ‘인성’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흔들릴 때가 있지만, 항상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어요.
↑ 한은서 사진=김재현 기자 |
태어나서 딱 한 번, 연기를 포기하려던 순간이 있었어요.
작년에 연기 공백이 있었는데 이 시기에 처음으로 연기가 내 길이 맞는지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의지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죠. 그래서 연출을 해보자고 해서 졸업 작품으로 연출에 도전했어요. 교수님께서 제가 2년 전에 썼던 시나리오로 연출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그 작품으로 촬영하게 됐어요. 시나리오 작업부터 장소 헌팅, 캐스팅, 촬영, 편집까지 했는데 8개월 정도 걸렸어요. 근데 그 짧은 기간에 너무 힘들었고 도망가고 싶고 숨고 싶었어요. 연기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뭔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죠. 내가 오랜 기간 연기를 해올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아해서라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에요. 그래서 다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생겼어요.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연기의 소중함, 연출의 입장에서 대본을 보는 것 등이요. 당시 후배들이 말하길 제 촬영장이 가장 힘들었던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그래도 대상을 받았답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캐스팅 순간이에요
작품에 캐스팅된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잊지 못하는 기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드라마마다 ‘은서야 네가 하게 됐어. 우리와 같이하자’ 이런 말을 들을 때 몸에 전율이 흘러요. 원래 전율이 흐른다는 말을 이해 못 했는데 이런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찌릿찌릿한 전율을 느껴봤어요.
배우 한은서의 앞으로
올해 목표는 하반기에 또 다른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으면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