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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로 눈도장을 찍은 홍서영. 사진|유용석 기자 |
어디서 이런 배우가 나타났을까. 생애 첫 오디션에서 무려 400: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더니, 이번엔 TV로 그 무대를 옮겨 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홍서영(22)을 최근 서울 중구 필동 매일경제사옥에서 만났다. ‘그거너사’를 끝낸 뒤에도 아직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들뜬 표정이었다.
2016년 국내 최정상 뮤지컬 스타 김준수, 박은태가 출연하는 대형 창작물 ‘도리안 그레이’의 여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뮤지컬에 데뷔한 홍서영이다. 그의 드라마 첫 출연작이 바로 ‘그거너사’다.
그런 그가 어떻게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을까. “첫 드라마 오디션이었어요. 채유나라는 역할이 너무 매력있어서 덜컥 하겠다고 했어요. 마음속에서 ‘재밌게 이 오디션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즐기고자 하니까 오히려 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모습을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함께할 수 있었어요.”
첫 연기 도전에 ‘연기 수업’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사실 감독님께서 연기 레슨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하셨어요. 신인배우들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신선함’을 바라신 것 같아요. 다듬어지지 않은 ‘충격’ 같은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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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예 배우 홍서영은 "소처럼 일하겠다"며 연기 의욕을 보였다. 사진|유용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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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배우 홍서영. 사진|유용석 기자 |
“김진민 감독님은 참 마술사 같은 사람이세요. 어떤 배우이냐에 따라서 화법도 달라요. 제 취향과 성향을 잘 아시고는 ‘유나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직접 생각해야해’라고 조언해주시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장면이 나오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슬프다, 기쁘다 밖에 표현을 못하는 나였는데 그 기본적인 감정에 가지를 쳐주신 것 같아요.”
홍서영에겐 자신의 첫 드라마 연기가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굉장히 아쉬워요. 지금도 ‘아 이렇게 할걸’하면서 이불킥 하기도 해요. 좋은 작품, 좋은 연출, 좋은 팀에서 날 빛나게 해주려 노력해주셨는데 내가 과연 잘했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1분1초가 아쉽더라고요. 그만큼 애정이 있어서 더 아쉬운 것 같아요.”
박지영, 이정진, 이현우 등 선배 배우들의 따뜻한 조언도 홍서영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이정진 선배님은 기술적인 걸 많이 알려주셨어요. 어떻게 서야 카메라에 잘 나오는지, 앞으로 알아둬야 할 드라마 용어가 무엇인지요. 박지영 선배님은 ‘나도 예전엔 이런 시기가 있었다’며 위로해주셨죠. 너무 감동받았어요. 이현우 오빠는 모르는 용어가 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게 조용히 설명해주시기도 했고, ‘하고 싶은데로 하면 내가 맞출게’라며 저를 배려해주시기도 했어요.”
홍서영에게 ‘그거너사’를 촬영하던 순간은 2002년 월드컵 당시와 같은 느낌이었다고.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어요. 오빠랑 베란다에 서서 불꽃놀이를 보며 ‘다시는 이 시간이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어요.
후속작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작품이 들어오더라도 감사하게 일할 자신이 있다는 그다. “저는 아무것도 입혀지지 않은 상태니까 막 할 수 있어요. 막 써주세요. 제 색깔대로 잘 뿜어낼 자신이 있어요. 소처럼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