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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는 홍상수 감독의 작업 방식을 좋아한다. 홍 감독이 촬영 당일 아침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는 대사를 암기한 뒤, 감독과 배우가 빠른 시간 안에 영상을 담아내는 "즉흥적인 스타일"은 이자벨 위페르에게 자극을 줬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췄던 영화 ’다른 나라에서’로 칸을 찾았던 이자벨 위페르는 과거 "즉흥적인 것을 넘어 섬세하고 치밀하며 정교했다"고 인터뷰 했었다. 당시 세 명의 안나를 연기했던 이자벨 위페르는 다른 나라 한국에서 신비롭게 머물다 떠났다.
아무런 준비 없이 호기심으로 가득한 채 떠났던 한국에서의 촬영이 좋았고, 이 여배우는 다시 또 홍 감독과 작업하게 했다.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를 통해 두 사람은 5년 만에 다시 또 만났다. 이전 작업이 형편 없었다면 프랑스의 이 유명 여배우는 당연히 출연을 거절했을 텐데, 이번에도 흔쾌히 응했고 또 다시 칸의 부름을 받았다.
앞서 홍 감독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자벨 위페르를 언급하며 "직접 전화를 걸었다. ’칸 영화제에 출품할 영화를 기획 중인데 당신도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고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벨 위페르에게도 아침에 대본을 줬는데, 그녀는 나에게 다시 어떠한 제안을 할 때도 있었고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제안을 하더라도 한 두가지 정도였다"며 "하지만 연기를 시작하면 내가 원하는 방향의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다. 몰입도가 높다"고 칭찬했었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특별 상영 부문에 초청돼 경쟁 부문보다 관심도는 떨어질 수 있으나 두 영화인의 작업은 현지 영화팬과 언론의 엄청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언론시사회에서 어떤 평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고등학교 파트타임 교사이자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 ’클레어의 카메라’는 앞서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몇 장의 스틸 사진 공개한 바 있다.
정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카페에서 해고당한 만희(김민희)가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클레어(이자벨 위페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지난 베를린 영화제에서 김민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밤의 해변에서 혼자’나 올해 칸 경쟁 부문에 초청된 ’그 후’는 불륜 이야기를 다뤘는데 ’클레어의 카메라’가 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영화팬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