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둘러싼 논쟁 여전…“극장 대체 안 돼”vs“관람에 영향 無”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개막한 가운데 ‘옥자’를 포함한 넷플릭스 출자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심사위원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으며 논쟁를 이어가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오후 프랑스 칸 영화제 경쟁부문 기자회견이 진행된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일찌감치 올해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넷플릭스 영화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심사위원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 판빙빙, 윌 스미스, 마렌 아데 감독,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 아네스 자우이 감독, 작곡가 가브리엘 야레드 등이 참석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를 두고 극장용 영화가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선보이는 작품에 황금종려상을 주면 안 된다는 의견과 상관없다는 의견이 맞붙었다. ‘옥자’의 경우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을 확정지었지만 다른 나라들에서는 넷플릭스 서비스로만 제공된다.
심사위원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이와 관련 “디지털 플랫폼 방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극장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전통 방식을 고집했다. 이어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면 큰 모순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윌 스미스는 “세 아이들과 일주일에 두 번, 집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시청한다. 넷플릭스를 통해 보는 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 경쟁부문에 오르면서 프랑스 극장협회(FNCF) 등 전통적인 배급방식을 주장해온 영화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영화제 측은 해당 주장을 일부 수용해 내년부터는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에 한해 경쟁부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와 관련 국내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극장이라는 오랜 전통 관람 방식에 대한 생각이 하루아침에 변화하진 않겠지만 결국엔 다양하게 변화하는 미디어의 흐름 속에서 좋은 작품들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근본 목적을 위해 유연하게 바뀔 것”이라며 “뉴미디어 환경으로 변모해가는 갈등의 지점에 ‘옥자’가 있었을 뿐, 작은 소동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작품 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향후 작품이 공개되고 나면 내적인 이야깃거리가 더 많을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칸 국제 영화제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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