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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스 ‘도원경’ 뮤직비디오 화면 캡쳐 |
[MBN스타 신미래 기자] 빅스의 ‘도원경’ 뮤직비디오에는 깜짝 놀랄 사실들이 숨어 있다.
지난 15일 오후 6시 빅스는 4번째 미니 앨범 ‘도원경’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도원경’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담은 곡으로, 릉도원의 풍경을 묘사하는 한 편의 시 같은 가사에 동양적인 느낌을 더하는 가야금 사운드, 선명하고 감각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졌다.
음반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환상적인 부채춤 퍼포먼스와 함께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였다. 이번 작품은 감각적인 영상 연출로 유명한 ETUI 김우제 감독이 맡았다. 특히 빅스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몽환스럽고, 신비로운 배경 속에서 신선을 연상시켰으며, 그 안에 많은 의미를 담아냈다.
◇ 곳곳에 그려진 십장생(十長生)
십장생은 불로장생의 비술을 터득한 신선(神仙)에 대한 열망으로 인하여 동식물 및 자연에서 장생과 관련된다고 생각되는 열 가지의 사물을 골라 그 표상으로 삼은 것. 십장생은 해, 달, 산, 물, 돌,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 때로는 대나무도 포함되기도 한다.
‘도원경’ 뮤직비디오에서는 해, 달, 물, 돌, 소나무, 불로초, 학, 사슴을 통해 무릉도원을 표현했다. 먼저 도입부에 나타난 해와 달은 마지막에 합쳐진다. 이는 동양 고대 우주 발생설에서 나타나는 음양을 의미한다. 음은 대지, 달, 어둠, 정적으로 여성 등을 상징하고, 양은 하늘, 태양, 빛은 남성을 상징한다. 서로를 향해 다가오던 여성과 남성이 만나 하나로 합쳐진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또 해와 달이 합쳐지는 장면에서는 ‘도원경’이라는 글씨가 나타나는데, 사랑하는 남성과 여성이 만나는 그곳이 무릉도원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빅스는 뮤직비디오 속에서 흰색과 검은색 수트를 착용했는데 이 또한 빛과 어둠, 낮과 밤, 즉 남성과 여성 뜻하는 의미로 보인다. 중반부 엔은 독무에서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뤄진 한복을 입었다. 이 역시 남녀가 만나 조화를 이룬다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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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스 ‘도원경’ 뮤직비디오 화면 캡쳐 |
‘도원경’ 뮤직비디오 속에서 멤버들은 십장생과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켄 물, 불로초, 라비 돌, 소나무, 혁 달, 사슴, 학, 레오 돌, 엔은 산을 표현한 배경 속에서 신비한 매력을 뽐냈다.
도교적 관념에서 구름, 안개는 이상향이나 세속을 멀리 떠난 초월의 경지를 상징한다. 혁이 장수를 상징하는 사슴과 마주보는 장면에서는 안개는 성스러운 무릉도원을 표현하고자 했다.
돌은 신화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서낭 바위, 마을 수호신을 뜻하며, 불로초는 문학에서는신선술이나 신선 자체를 의미하며, 때로는 허망한 신선술을 비판하면서 풍류 있는 생활을 즐기기를 노래함을 뜻한다. 이처럼 ‘도원경’ 뮤직비디오 안에는 동양적인 문화가 담겨 있어 영상미 뿐만 아니라 깊은 의미를 더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 아담과 이브 그리고 무화과
멤버들이 뮤직비디오에서 십장생을 표현했다면 홍빈이 나온 장면은 무릉도원, 도원경 그 자체를 의미했다.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핀 과수밭을 도원경 또는 무릉도원이라고 말한다. 홍빈은 복숭아 꽃밭에 둘러싸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그는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엿보이는 장면을 그리기도 했다. 홍빈은 나무에 달린 열매를 땄고, 복숭아꽃이 활짝 핀 곳에서 떨어진 열매를 주워 손에 쥐었다.
아담과 이브 신화에는 금지된 과일로 사과로 표현하지만 무슬림 전설에서는 무화과로도 표현한다. 금지된 열매를 따 먹은 아담과 이브는 인간의 타락, 혹은 그냥 타락을 의미한다. 이를 볼 때 타락된 삶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곳이 무릉도원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