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설경구, 연기에 대해 말하다 |
배우 설경구는 앞서 몇 편의 전작들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흥행 뿐만이 아닌 자신의 연기에 대해 고민이 많은 듯 했다.
“전작 몇 편들을 고민 없이 쉽게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그냥 연기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촬영이 끝나고 나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 이러다 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자신이 너무 창피했다. 그러면서 다시금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끼던 중에 ‘불한당’이 들어왔다.”
![]() |
최근 뚜렷한 흥행을 보이진 못했지만, 그래도 설경구는 ‘박하사탕’(1999), ‘공공의 적’(2002), ‘오아시스’(2002), ‘실미도’(2003), ‘해운대’(2009), ‘용서는 없다’(2009), ‘소원’(2013), ‘나의 독재자’(2014) 등 탄탄하고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배우다.
수 많은 작품 중에서도 그는 자신의 인생작으로 ‘박하사탕’을 꼽았다.
“내 인생작은 ‘박하사탕’이다. 앞으로도 ‘박하사탕’ 일 것이다. 그때 당시 연기를 막 시작할 때라 경험도 부족했다. 그래서 모든 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아직도 머릿 속에 기억이 딱 박혀있다. 사실 그때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다. 심적으로도 지쳤고, 주위 사람들한테 미안했다. 잠을 못 잘 정도로 괴로웠다. 그래서 더 각인된 것 같다. 카메라 경험이 없을 때였는데, 내가 안나오는 장면이 없을 정도로 큰 영화를 해서 부담이 컸다. ‘박하사탕’이 1999년 부산영화제 개막작이었는데 상영 전과 후로 사람의 인생이 달라졌다는게 피부로 느껴졌다.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큰 경험을 했다.”
그에게 ‘박하사탕’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의미인 듯 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분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고 설경구는 ‘박하사탕’ 이후로 17년
“그때 당시 칸영화제에 갔을 때는 얼떨떨하고, 영화제에 분위기를 몰라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기억도 흐릿하다.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 생각지도 못한 영화로 초청돼 더 남다른 것 같다. 이번에 가면 눈에 많은 것을 담아올 생각이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