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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 8집으로 돌아온 가수 싸이. 사진|강영국 기자 |
‘새’나 ‘챔피언’ 같은 노래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땐 제가 스물 네 살이었어요. 지금은 마흔한 살인데, 그거 못 하죠. 그래서 스물 넷 친구들과 같이 작업했습니다.“
싸이가 돌아온다. ‘강남스타일’ 메가 히트 이후 그를 항상 따라다니는 ‘월드스타’라는 타이틀도, 데뷔 초 그를 수식하던 ‘엽기가수’라는 타이틀도 다 뗀 그냥 ‘노래하고 춤 추는 가수’ 싸이로 말이다.
10일 오후 6시 정규 8집 ‘4X2=8’ 발매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싸이는 “여덟 번째 앨범인데도 너무 떨린다”며 상기된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강남스타일’ 이후 줄곧 싸이의 심연을 뒤흔들어 온 ‘해외를 의식하지 말라’는, 혹은 ‘부담 갖지 말고’ ‘초심을 찾으라’는 주위의 반응에 약 5년 만에 답을 찾은 그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홀가분해보였다.
“이런 저런 요청과 조언을 많이 들었고, 7집 낼 당시에 제 입으로도 ‘초심을 찾겠다’는 발언을 많이 했는데, 지나고 보니 가당치도 않은, 힘든 얘기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초심 대신 본심으로 음악을 만들고 춤을 만들고, 비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싸이의 새 앨범은 2015년 12월 발매한 ‘칠집싸이다’ 이후 약 1년 6개월여 만이다. 더블 타이틀곡 ‘I LUV IT’, ‘NEW FACE’를 비롯해 총 10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이병헌, 손나은의 뮤직비디오 출연 및 지드래곤, 비아이, 지코 등이 참여한 초호화 라인업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묵직한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데 대해 싸이는 “굉장히 휘발성이 강해진 음원 시장이다. 발표하고 두세 시간이면 성패가 가려지고, 며칠이 지나면 수록곡들은 많이 회자가 안 되곤 한다. 만든 사람으로서는 열 곡이 다 열 개의 손가락과 같아서, 깨물면 다 아프고 각자의 이유와 기능이 있는데, 요즘 같이 휘발성이 강한 시절에 정규를 미련하게 들고 나오는 게 맞는 일인지 혹은 효율적인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16년차 뮤지션인데 풍성한 생각과 많은 뉘앙스를 담은 다양한 노래들을 선보이는 게 맞지 않나 싶어 시대에 맞지 않게 10곡짜리 정규를 준비했다”며 “모쪼록 타이틀곡 외 나머지 노래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초 싸이는 지난해 말 싱글 ‘I LUV IT’을 발표할 계획도 세웠으나 뜻하지 않게 만난 국가적 위기에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도저히 신이 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무지 신나지 않았다”는 게 컴백을 연기한 배경이다.
‘최순실 특혜 연예인’ 논란도 싸이를 괴롭게 한 일 중 하나였다. 논란 반 년여 만에 국내 취재진 앞에 선 싸이는 해당 의혹에 대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닌데 근거도, 증거도 없는데도 그냥 그렇다더라며 비난이 쏟아졌다”며 “당시엔 말이 말을 낳는 상황이라 특별한 해명 없이 지나갔지만 여러 의혹 중 사실인 게 단 한 개도 없었다”고 힘 줘 말했다.
정치적으로 어지러웠던 시기를 보내고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을 통해 문재인 새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 시점 공교롭게도 컴백하게 된 싸이는 “컴백 날짜를 의도한 건 아니지만, 지난해 발매를 미룬 건 신나지도, 신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툭툭 털고 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파이팅 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오늘 발표하게 됐다”며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신나게 해드리는 일”이라고 ‘딴따라’ 정신을 강조했다.
빌보드 TOP100 진입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싸이는 “모든 뮤지션이 원하는,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곳 아닌가. ‘강남스타일’, ‘젠틀맨’, ‘행오버’, ‘대디’까지 네 곡이 100위 안에 들었는데 물론 진입하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싸이는 “타이틀곡의 흥행 스코어, 유튜브 조회수도 중요하겠지만 그냥 싸이 8집이, 이 친구가 엽기가수로 시작해서 그래도 16년 동안 음악 하면서 음악이 좀 늘었네- 하는 얘기를 듣기 위해 열심히 만든 음반이니까, 음반을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을 현 시점 음악을 대하는 싸이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마지막 장면’, 사랑이 필요한 시대적 상황을 위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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