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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희 사진=MBN스타 DB |
지난 19일 오후 방송한 SBS ‘웃찾사-레전드매치’(이하 ‘웃찾사’)에서 홍현희는 ‘실화개그’ 코너에서 분장을 하고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홍현희는 피부색을 검게 칠하고 입술을 두껍게 보이게 분장했다. 여기에 레게머리를 하고 파, 배추 등을 몸에 덧대고 연기를 했다. 코너 내용인 즉슨 개그맨 지망생 홍현희가 개그맨 시험을 치르기 위해 분장을 한 채 연습을 하고 있었고 그의 가족은 홍현희의 등장만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현장 반응도 그의 가족과 다를 것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장면이었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는 홍현희가 흑인을 희화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방송인 샘 해밍턴 역시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진짜 한심하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행동 언제까지 할 거야? 인종을 그렇게 놀리는 게 웃겨? 예전에 개그 방송 한 사람으로서 창피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웃찾사’ 측은 즉각적으로 공식 사과를 했다. 이날 ‘웃찾사’ 제작진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개그 코너에 대해 제작진의 입장을 밝힌다”며 “해당 코너의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지 못해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한다. 해당 클립은 즉시 삭제 조치했다. 향후 제작 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인종차별’ 문제는 과거부터 어디에서나 큰 화두가 되는 문제고 아직도 개선돼야 할 부분들이 남았다. 흑인 비하, 동양인 비하 등의 문제가 일어날 경우 SNS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부터 해외 매체를 통해 다뤄지기도 한다. 그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누군가는 순간의 웃음이었고 누군가에게는 한 장면에 의문을 갖게 된 불쾌함이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지도 모른다.
평범한 소재를 꺼내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내는 것은 방송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평범한 소재를 ‘이상한’ 시각으로 표현한다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를 짚는 것은 의식이 깨어있어서가 아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 지극히 비정상 적인 일이다.
대중은 매체에 끊임없이 노출돼있다. 때문에 대중을 끌고 가는 ‘매체’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