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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방송 9년 만에 쉼표를 찍는다. 공식적으로는 폐지가 아닌, 시즌4 마무리다.
17일 MBC에 따르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오는 5월 6일 방송을 끝으로 현재 방영 중인 시즌4를 종료한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프로그램 폐지 혹은 종영이 아닌, '시즌4의 마무리'라는 표현이다. MBC는 "장수 프로그램인만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올 예정"이라며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최근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10년 만에 폐지' 보도로 폐지설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MBC는 "봄 시즌을 맞아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되는 시기인 것은 사실이며 기존 프로그램을 어떻게 리뉴얼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상시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특정 프로그램의 종영이 논의되고 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단정적 폐지 보도는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숱하게 제기돼 왔음에도 '우리 결혼했어요'가 공백 없이 계속 방영돼 온 것을 감안하면 '시즌4 종료'로 결론 난 이번 논의가 기존과 다른 기류 속에서 진행됐다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적어도 내부적 입장이 아닌, 외부 시선으로는 사실상 폐지에 가까운 결정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가 굳이 '폐지'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결혼했어요'는 '가상 연애, 결혼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중 하나로 2008년 시즌1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화제의 예능으로 각광받았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진정성 논란 등 각종 구설에 오르기도 했으나 '우결'은 마치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전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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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으론 여전히 그 정도의 평가가 유지되고 있다는게 업계의 평. 하지만 해외에서의 '광풍'도 한 풀 꺾인 시점, '우결'로서는 리뉴얼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가상결혼' 포맷이 식상하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JTBC '님과 함께' 등과 같이 이른바 '현실 커플'이 새롭게 주목받는 시점인 만큼 가상 결혼 예능 원조인 '우리 결혼했어요' 또한 고민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굳이 '폐지'라는 단어를 공식화하면서 장수 프로그램의 영예를 쉽게 끝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프로그램 리뉴얼을 통해 다시 과거의 영화를 재현할 수 있으리란 희망 또한 MBC가 '우결' 카드를 계속 갖고 가려는 이유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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