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수와 김주혁이 강렬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고수가 피해자, 김주혁이 용의자로 맞선다. 문성근과 박성웅은 각각 변호사와 검사로 이들과 함께 긴장되는 흐름을 이어간다.
1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김휘, 5월 개봉 예정)'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김주혁)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고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사건을 무마하려는 변호사 윤영환 역으로 문성근,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 역으로 박성웅 등이 참여했다.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김주혁은 이날 "사건과 그 사건을 해결하는 일들이 영화에서 교차돼 많이 나온다. 관객이 사건을 같이 푸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법정에서 긴장감도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전작 '공조'에서 악역으로 사랑받았던 김주혁은 "사실 '공조'보다 먼저 촬영을 하긴 했다"고 웃으며 "이번에는 악역이 아니다. 유력한 용의자일 뿐"이라고 언급을 자제했다. 일종의 '스포' 방지 멘트로 눈길을 끌었다.
문성근은 "소설을 사 봤는데 정말 잘 짜인 내용"이라며 "해방 직후로 잘 옮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과거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로 오랜 기간 활동한 그는 "그 프로그램을 몇 년 진행한 사람으로서 판단해 보면 살인 사건에는 큰 동기가 있다. 치정과 돈, 정신병인데 이 영화도 그 중에 몇 가지 걸려있다"고 힌트를 줬다.
박성웅은 "난 사실 법대를 나왔는데 학교 다닐 때 법정에 서본 적이 없다. 모의재판 경험도 없다. 연극 무대만 섰다"고 웃으며 "그래서 교수님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전 연극할 사람인데 졸업만 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시험 잘 보고 레포트만 잘 내면 학점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휘 감독은 "빌 S. 밸린저의 이 작품은 서스펜스 소설 교본이라고 부를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 구조인데 영화도 그 구조를 그대로 담으려 했다. 이야기 흐름을 쫓으면서 얻는 즐거움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방 시대의 독특한 시대적 상황도 들여다볼 수 있기에 재미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당초 '이와 손톱'이라는 제목으로 정식 감독이 연출했으나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간 문제로 제목과 연출자가 바뀌었다.
한편 이날 고수는 김주혁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엄살이 심하다"고 밝혀 현장을 웃기기도 했다. 고수는 "매주 TV에서 ('1박2일'로) 즐거움 줄 때 처음 현장에서 봤다"며 "처음 봤는데도 오래 알고 지낸 형님처럼 다가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선배한테 실례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김주혁 선배는 배우로서 좋아했다"며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런데 엄살이 심하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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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