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치는 폭풍 같은 전개, 시선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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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스릴러 ’라이프’의 제목만 보면 잔잔한 전개를 기대할 수도 있다. ’라이프’를 ’삶’ 정도로 해석하면 그렇다. 하지만 ’생명체’로 읽히는 순간 공포로 변한다. SF스릴러라는 장르적 설명이 두려움을 더한다. 하긴 우주에서의 일이 잔잔하고 평안할 수가 없다. 자칫 미아가 되기 십상인 게 드넓은 우주의 무서움 아니겠는가.
우주정거장으로 귀환한 화성탐사선 필그림. 6명의 우주인은 화성에서 샘플을 채취, 연구에 몰두한다. 그 존재는 몸 전체가 근육과 신경 세포로 이뤄진 생명체임이 확인되고, 지구는 우주정거장의 이 같은 소식을 반기며 처음으로 발견된 화성 생명체에 ’캘빈’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마치 꽃잎처럼 생긴 캘빈의 존재는 뭐라 손짓을 하며 소통하려 하는 것 같다. 적극적이다. 이름처럼 귀엽게 느껴진다.
인간도 적대감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캘빈의 생각이 어떤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뛰어난 지능을 가진 캘빈은 모습 또한 괴상해지며 공포의 대상으로 바뀐다.
이때부터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하지만 예측을 해도 심장이 쫄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광활한 우주지만 한정된 정거장에서 펼쳐지는 일들을 긴박하게 담아냈다. 대원들은 캘빈을 쫓고, 캘빈도 대원들을 쫓으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한다. 인류 파멸의 씨앗은 103분간 휘몰아친다. 공포과 충격의 연속이다. 결말도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긴다.
19금 떠벌이 시크남의 모습이 강렬한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는 그리 비중이 높지 않다. 포스터는 제이크 질렌할, 레베카 퍼거슨과 동급인데 속았다. 하지만 강렬
오랫동안 화성이 살만한 곳인지를 연구하는 인류에게 공포감을 제대로 전하는 영화다. 알 수 없는 미지의 그곳, 하지만 워낙 오래 연구했기에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은 화성의 생명체가 주는 공포와 스릴의 극한이라는 맛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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