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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를 통해 대중의 마음을 훅 파고들더니 데뷔 초엔 ‘좀 특이한 오누이’로 사랑받고, 어느덧 ‘깨알 같은 현실남매’로 거듭난, 잔망스러운 그 이름.
‘주간아이돌’, ‘마이 리틀 텔레비전’, ‘라디오스타’ 등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마다 거침없는 입담이 화제가 되면서 때로는 음악보다 그들 자체로 주목받는 탓에,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이들이 명실상부 한국 가요계를 대표할 만한 No.1 남매듀오란 사실을.
23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악동뮤지션 콘서트 ‘일기장’이 열렸다.
두 시간 여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 이찬혁-이수현 남매를 넘어 악동뮤지션으로서 수년간 맞춰온 두 사람의 호흡은 단연 빛났다. 티격태격 현실남매의 진면모는 악동뮤지션만의 전매특허 매력이지만 무대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세상 둘도 없는 특급 듀오였다.
‘일기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공연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선보여 완성된 ‘사춘기(상)-(하)’ 편은 물론, 데뷔 앨범 ‘플레이’ 히트곡까지 총망라돼 풍성하게 꾸며졌다. 삶에 대한 진솔한 단상은 물론, 결코 승자 없는 현실남매의 툭탁임을 재기발랄하게 담아내는 등 악동뮤지션만의 매력을 최대치로 뽑아냈다.
‘생방송’,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리얼리티’까지 화려한 오프닝을 선보인 이들은 초반부터 빵빵 터지는 입담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찬혁은 늘 꿈꿔왔던(?) ‘YG 스타일’의 런웨이로 자기소개를 해 눈길을 끌었다. 자칭 ‘입덕’ 담당 이수현은 더할 나위 없는 끼부림으로 청중을 시종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소재’, ‘다리꼬지마’, ‘새삼스럽게 왜’로 이어진 어쿠스틱 메들리로 특유의 하모니를 선보인 이들은 ‘남매전쟁’ 콘셉트의 페이크 다큐로 깨알 같은 재미를 주기도 했다. ‘ONE OF A KIND’를 남매전쟁 콘셉트로 개사해 힙합 무대를 선보인 이들은 ‘못생긴 척’에선 실제 공연하는 자신들의 모습은 물론, 관객들의 모습까지 실시간으로 영상에 담아내 흥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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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남긴 편지를 통해 서로를 걱정하고 위하는 진솔한 속내를 꺼내 보인 두 사람은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를 비롯해 ‘시간과 낙엽’, ‘오랜 날 오랜 밤’ 등 어쿠스틱 스타일의 곡들로 감성을 물들였다.
특히 이찬혁의 “일곱 살 때 꿈이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땐 많은 분들이 기특하다고 하셨는데, 성인이 되고 나니 많은 분들이 보다 구체적인 꿈을 요구하시더라. 현재 많은 20대 청춘들이 어렸을 때 꾸던 꿈을 포기하고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신데, 그분들이 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는 발언과 함께 ‘그때 그 아이들’을 선보여 감동을 선사했다.
감동과 웃음이 공존한 무대는 막바지까지 소박하고 따뜻하게 이어졌다. 신청곡으로 선택된 볼빨간사춘기의 ‘나만 안되는 연애’에 이어 ‘인공잔디’, ‘초록잔디’, ‘크레센도’ 그리고 ‘작은별’까지. 그야말로 악동뮤지션표 힐링 뮤직의 향연이었다.
공연 초반 “순수하지만 능수능란한 사람”, “각종 행사와 예능으로 다져진 입담”이라 스스로를 소개한 이들은 ‘악뮤표’ 순수한 음악과 입담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채웠다. 2년 만의 콘서트를 맞아 “관객들과 더 가까이에서 호흡하기 위해 작은 공연장을 택했다”는 이들은 공연 내내 ‘볼’ 거리, ‘들을’ 거리, ‘웃을’ 거리를 융단 폭격하며 ‘공연형 뮤지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악동뮤지션은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총 8회에 걸쳐 ‘일기장’ 콘서트를 선보인다. 공연은 서울에 이어 광주, 대구, 부산 등 3개 도시에서 투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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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on@mk.co.kr/사진 YG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