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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극 ’피고인’ 14일 16회 방송에서 차민호(엄기준)은 아버지(장광)까지 죽음에 이르게 했다. 형 선호에 이어 아내의 친구이자 형의 내연녀, 그리고 아버지까지 죽인 셈이다. 그의 악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배우 이정헌(47) 역시 그의 악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했다. 극 중 차명 그룹의 일을 봐주는 로펌 대표 여성수 역을 연기 중인 그는 "지난주 16회 대본을 받고 반전에 놀랐다. 악행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겠다. 아마도 결말은 정의롭게 끝날 것 같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또 권선징악으로 끝나면 차민호는 어떻게 응징을 받을지 나도 너무나 궁금하다"고 몰입했다.
여성수는 차명 그룹 회장인 장광 편에 서 엄기준에게 죄를 덮어씌우려고 했다가, 또 엄기준 편에 붙기도 하는 인물이다. 한 마디로 박쥐 같은 캐릭터다. 그는 "늘 내가 맡은 역할 자체가 배신하고 야비한 캐릭터"라며 "때로는 악역도 했었는데 주로 그런 역할을 하다 보니 이번에 로펌 대표 역할 제의가 왔길래 ’선한 편인가’ 기대했는데 회가 거듭되니 역시나 아니었다"고 웃었다.
그는 "하지만 여성수는 내 성격과는 너무나 다른 인물이다(웃음). 대본대로 연기할 뿐"이라며 "그저 다음에는 좋은 이미지의 역할로 한 번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아니면, 차라리 엄기준처럼 극악무도한 인물이면 좋겠단다. "분명한 악한 캐릭터로 표현되면 욕을 먹더라도 ’역시 악역을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텐데 이번에는 악역이라 하기도 모호하다. 음, 기생충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 기자에게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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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씨는 1회에서 보여준 반전이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볼 수 있게 몰고 갈 힘을 부여한 것 같아요. 열정적인 검사가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고 거기에 기억상실까지 걸린 설정이 궁금증을 유발했는데 지성씨가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지성씨는 이번에 연기의 정점을 찍은 게 아닐까 할 정도죠."
방송 초반 ’피고인’은 감옥이라는 소재와 설정, 스토리 전개 등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들었으나 중반 이후 ’고구마’라는 얘기도 들었다. 지루한 전개가 ’분노 유발 드라마’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정헌은 "관점의 차이 아닐까"라고 되물으며 "나도 1부 대본을 읽고 뒤가 궁금해지는 드라마였다. 중간중간 답답한 면도 있었지만 그것도 재미가 있더라. 주위 사람들이 ’왜 이리 질질 끄느냐’ ’다음은 어떻게 되느냐’ 등등 물어보던데 재미있으니까 그렇게 물어보는 것 아닐까"라고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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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조급함도 있고,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 내공이 쌓이는 것 같아요. 누구나 인생의 굴곡이 있다고 생각해요. 대단히 어렵다거나 평탄하게 살았다고 하는 이도 다들 나름의 파도타기를 하잖아요. 그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하
이정헌은 "나는 연기라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 선택을 신뢰해야 한다. ’길을 잘 가고 있으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게 내 신조"라며 "조그마한 꿈은 악한 역이든 웃기는 역이든 스펙트럼 넓은 캐릭터를 한번쯤 연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바랐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