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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와 '사랑스럽다'. 영화 '토니 에드만'은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단어가 조화롭게 쓰여도 될 만한 영화다. 인생을 살면서 어떠한 시점이 지나고 나서야 후회하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다. 성공을 위해 바쁘게 달리는 자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전한다.
인생의 의미가 성공에 있다고 생각하며 독립해 커리어 우먼으로 사는 딸(산드라 휠러) 앞에 나타난 아버지(페테르 시모니슈에크). 예전에는 한 몸이라고 해도 될 만했으나 이제는 각자의 삶을 살게 된 딸은 아버지와 잠시 함께 생활해야 하는 삶이 너무나 싫다. 한 달 간 휴가를 온 아버지를 정말 내다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아빠는 허무한 농담에 장난은 기본, 나이에 맞지 않는 분장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괴짜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을 앞둔 딸 앞에 나타나 자신을 토니 에드만이라고 소개하는 아버지에게 칠색 팔색한다.
하지만 아빠도 이유는 있다. 유머와 행복을 잃지 않고 살기 위해서다. 딸이 늘 마음에 쓰이는 아버지는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변장해 딸에게 접근한다. 부녀라는 관계의 틀을 벗어던지고 다른 관계로서 딸을 이해하려는 아버지의 노력은 과감해 보인다. 혹은 딸에게 다가가기 위한 절실함의 표현이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변할 것 같지 않던 딸도 조금씩 변한다. 직장 스트레스에 억압받던 그가 노래를 열창하거나 나체 파티를 개최하는 등 자신을 내려놓는 모습이 그렇다.
기상천외한 행동과 극단적인 생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유쾌한 상황들이 이어진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대한 보편성에 공감하는 이도 있으리라. 딸을 즐겁게 하기 위해 불가리아 도깨비인 '쿠케리' 탈을 쓴 아버지의 모습에 먹먹함을 느끼기도 할 것 같다.
마렌 아데 감독은 실제 장난기 가득한 자신의 아버지와 본인이 이야기를 토대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 변모하는 유럽 사회와 현대화의 의미 등을 담아냈다.
2016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된 후 공식 데
할리우드 스타 잭 니콜슨이 '토니 에드만'을 보고 감명받고 제작사 파라마운트의 대표에게 직접 리메이크를 제안, 은퇴설을 불식시키고 할리우드 버전의 토니 에드만을 연기할 전망이다. 162분. 청소년 관람 불가. 16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