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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술가는 고되고 배고프다. 웬만해서는 스스로 만족하기 어렵고, 타협 없이 신념을 지키느라 ‘본질’을 지키느라 온 힘을 쏟는다. 채우고 채워도 여전히 부족하다. 반면 가짜들은 고급지고 화려한 ‘트릭’으로 배부르고 호화스럽다. 여유가 넘친다. 진짜 예술가는 씨가 말라가고 가짜는 판친다. ‘진짜’와 ‘가짜’의 구분은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서 감독은 묻는다. 대체 진짜가 뭔데?
류현경 박정민 주연의 영화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김경원 감독) 지난 2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눈을 ‘뜨고’ 나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가 돼버린 미술가 지젤(류현경)가 그녀를 ‘뜨게’ 만든 갤러리 대표 재범(박정민)의 이야기다.
덴마크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1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무명화가 지젤은 성공을 눈앞에 두고 돌연 심장이 멎는다. 현실의 벽 앞에 한껏 비틀어진 그녀이지만 결코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뚝심 있게 걸어왔다. 세상은 그녀를 쉽게 알아보지 못했지만 갤러리 대표인 재범은 한 눈에 그녀의 천재성을 알아본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림은 유작 프리미엄이 붙으며 값이 치솟고 지젤을 등단시킨 재범은 자신 만의 방식으로 탄탄대로를 걷는다. 그리고 돌연, 지젤의 심장은 다시금 뛰기 시작한다.
영화는 죽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예술가의 본질과 예술의 가치, 의미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과 풍자를 세련되게 담아낸다. ‘예술’만이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과 그 가치에 대한 평가 기준이 상업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시장의 논리를 거침없이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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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술’ ‘미술’이란 소재 자체가 대중에게 얼마만큼의 공감을 이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거짓말 같은 상황에 빠진 두 주인공이 예술가로서의 자아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누군가의 신념에 대해, 어떤 선택에 대한 큰 고민을 나누고자 하지만 그 확장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극단의 상황과 반전의 연속으로 다소 어렵고 올드한 소재를 지루하지 않게 담았지만 그만큼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적다. 어쩔 수 없는 양날의 칼이다.
이번에도 박정민과 류현경은 ‘믿고 보는
영화는 제17회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매진을 기록한 화제작이다. 3월 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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