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넘으니 멜로 오랜 만에 도전하고 싶었죠"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자기장', 전 믿어요"
"저예산영화? 실험영화? 다양한 연기 보여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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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영화 '아이 러브 유' 이후 16년 만의 멜로 영화 '커피 메이트'로 돌아온 배우 오지호(41)는 "1시간 반 이상을 멜로 감정으로 끌고 가기 어려웠다"며 그간 멜로와 로맨스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수 편의 멜로 작품의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일부러 피했다는 그는 "액션이나 코미디 장르는 사람들의 시선을 현혹할 수 있는 어떤 장치들이 있는데 멜로와 로맨스는 대중의 공감을 사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시 참여한 이유는 "마흔 살이 넘고 나니 '이제는 한 번 다시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컸다"고 짚었다. 사랑의 감정이 '농후'해졌다고 해야 할까. 그 이유도 있겠지만, 일단은 시나리오가 신선한 이유가 컸다.
영화 '커피 메이트'는 카페에서 우연히 커피를 마시는 '동료'가 된 두 남녀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들을 공유하며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폭풍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불륜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뻔한 예상을 뒤엎는다. 남녀를 연기한 오지호와 윤진서는 그 흔한 스킨십이 하나도 없다.
오지호는 "사실 나도 놀랐던 부분"이라며 "시나리오를 읽어 나가는데 아무리 뒤져 봐도 그 흔한 키스신이 없더라. 거의 마지막 장인데도 없어서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추구하는 지점이 딱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스킨십이 없는 게 절대 아쉽지 않았다"고 만족해했다.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서흔이 아빠'로 가정적인 매력을 선보인 오지호. 왠지 그의 아내가 '스킨십 없는' 이 이야기를 좋아했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멜로 연기 할 것 같다고 하니깐 '키스신 있어?'라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말로만 하는 멜로'라고 얘기해줬다"고 웃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이기에 부부는 함께 이 영화를 봤다. 물론 민망할 상황을 대비해 떨어져서 관람했다. 예상(?)보다 수위는 낮았지만, 서로에게 만족도는 높았던 듯 오지호는 흥미롭게 영화 이야기를 이어갔다. "카페에서만 보고 친구를 하는 설정부터 마음에 들었죠. 우리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되는데 그런 사람이 실제로 어디 있겠나 싶었어요. 신선하지 않나요? 전 궁금하더라고요. 좀 더 에로틱한 걸 원했는데 실망하셨다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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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상처가 있는 인물로 나오는 희수가 인영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다? 오지호는 어떻게 이해했을까. "시나리오를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자기장'이라는 대사였어요. 저도 사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끌어당기는 무엇 때문에 결혼을 한 거예요. 친구 소개로 만났는데 1시간 만에 간다고 했거든요. 1주일 안에 다시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면 결혼을 할 것이고, 아니면 친구도 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1주일 동안 생각이 났고, 그렇게 연애를 하다 결혼하게 됐죠. 아마 지금 아내와 결혼하지 않았으면 외국에 나가서 살았을 수도 있어요.(웃음)"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그 끌리는 이에게 자신의 치부를 드러낼 수는 있을까. 오지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나를 알지 못하니깐 비밀을 얘기한 것 같다"며 "친한 친구에게 비밀 얘기를 하지만 그건 알려지는 것이고, 진짜 비밀은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얘기할 것 같다. 그래야 비밀인 것 아닐까"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비밀은 없다. 정말 하나라도 다 얘기한다"고 웃었다. 예능 속에서 보여준 모습과 인터뷰를 통해 몇 차례 만나 느낀 것으로 파악해보면 진짜일 것 같다.
오지호는 가정적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일탈하고 싶은 생각은 있긴 하다"고 말했다. 물론 일탈이라는 의미는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총각일 때는 자유를 느끼며 여행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니까요. 아이가 조금 더 크면 혼자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남자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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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이미지가 좋은 점도 있지만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적이더라고요. 그래도 액션과 코미디 등의 장르에 잘 참여해온 것 같아요. 40대 초반에는 악역 등 다양한 장르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미지가 너무 셀 것 같다'고 캐스팅 안 하는 분들도 계시고, '작은
jeigun@mk.co.kr/사진 워너비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