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통사람` 손현주, 스릴러 아닌 휴먼드라마로…장혁은 악역으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손현주가 스릴러가 아닌 휴먼 드라마로 돌아온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강했던 '격동의 시기', 1980년대에 보통 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통사람'이다.
손현주는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스릴러 장르가 재미있어서 여러 번 선택을 했는데 이번에는 휴먼드라마 성격이 짙다.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전과는 또다른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 '더 폰' 등 스릴러 작품을 흥행시킨 손현주는 주연으로서 이번에도 흥행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영화나 드라마든 주연이라고 생각한 적은 딱히 없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할 뿐"이라며 "스릴러와는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감동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냉혈한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이 조작한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손현주는 이 영화를 위해 캐스팅 디렉터 역할도 했다. 아내 역에 라미란을 적극 추천했다. 손현주는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라미란씨가 차인표씨의 아내로 나오는데 차인표씨는 잘생기고 연기 잘하지만 나 같이 보통 사람도 만나보면 어떨까 해서 적극 제안을 했다"며 "라미란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다. 이번에도 관객들이 '이래서 라미란'이라고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라미란은 "100% 손현주 선배 때문에 망설임없이 이 작품을 선택했다"며 "선배님이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좋아했다.
라미란은 역할을 위해 대사를 없애 버리는 제안도 했다. 그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참여했기에 내가 입을 떼는 순간 겹쳐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기에 말이 없는 건 하나의 방편이었다"며 "그게 성진에게 책임감, 무게감을 실어줄 수도 있었다. 내가 때 아닌 제안을 해서 손현주 선배가 수화를 공부해야 하기도 했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여줬다"고 고마워했다.
김봉한 감독은 "라미란씨가 맡은 아내 역이 말이 없어지면서 힘이 세지는 느낌이었다"며 "대사를 없애는 결정을 내리는 데 2초도 안 걸렸다. 앞에 송현주 선배가 앉아 있었는데 나와 눈을 마주보고 '하지 맙시다'라고 했다. 사실 다른 배우였다면 '웃기지 마세요'라고 했을 텐데 라미란이라서 수긍했다"고 웃었다.
장혁이 냉혈한 악역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대한민국을 흔든 스캔들을 조작한 안기부 실장 규남 역을 맡은 그는 "지금까지 한 캐릭터의 성향과는 다른 역할이라 하고 싶었다"며 "극 중 손현주 선배에게 긴장감과 서늘함을 주는 벽 같은 역할을 했다. 현주 형님과 같이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진실을 추구하는 신문기자를 연기한 김상호는 "이전에는 욕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욕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웃으며 "화나는 설정과 상황이 많았는데 침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승현은 "이전에 센 역할로 많이 나왔는데 이번에 힘빼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어리바리한 신입 경찰"이라고 웃었다.
김봉한 감독은 "혼돈의 시대였던 1980년대 후반, 상식을 지키려고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며 "원래는 75년을 다루려고 했는데 여러 회의 끝에 87년으로 배경이 바뀌었다. 그런데 75년이나 87년, 2017년이 과연 뭐가 달라졌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 2017년을 반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3월 개봉 예정이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