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가진 두 남녀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선입견을 제외하면 어떨까 궁금했어요. 스킨십 없이 교감을 하면 어떤 사랑이야기가 나올까, 이게 어쩌면 선입견으로부터 벗어난 진짜 사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었죠."
이현아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커피 메이트'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연출 의도를 밝혔다.
'커피 메이트'는 카페에서 우연히 커피를 마시는 '동료'가 된 두 남녀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들을 공유하며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폭풍에 휘말리게 되는 일탈 로맨스다.
윤진서가 카페에서 사람들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전업주부 인영, 오지호가 가구 디자이너 희수를 연기했다. 외로운 두 사람이 만나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을 꿈꾼다. 윤진서와 오지호는 육체적인 관계가 없지만 많은 양의 대사로 사랑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한다.
두 사람은 대사를 외우는 데 특히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윤진서는 "평상시에 쓸 수 있는 말보다는 단어가 고상하다고 할까? 감독님이 그런 류의 단어 선택이 많아서 고생했다"며 "특히 카페 장면을 찍을 때는 전날 잠깐 자고 촬영장에 갔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오지호는 "사실 내가 암기력이 있어 대사 때문에 고민해본 적 없는데 사실 이번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며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감독님이 못 하면 커트 나눠서 찍어주지 않을까 했는데 계속 찍으시더라"고 웃었다.
남녀 주인공의 스킨십은 없지만 윤진서가 피어싱을 하고, 오지호가 행인에게 일부러 폭행을 당하는 등 가학적인 행동을 하는 부분이 있다. 이 감독은 "그런 장면을 넣은 데 논리적인 이유는 없다"며 "고통이라고 하는 게 현실의 만족으로부터의 탈주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직관적인 느낌에 따라서 연출한 건데 배우가 즉각적으로 수용했다
오지호는 "로맨스 작품을 동경하다가 어려워서 손을 놓았다가 다시 찍게 된 첫 작품이 '커피 메이트'라 애착이 간다"며 "일탈 로맨스라고 하는데 나는 공감 로맨스인 것 같다"고 짚었다. 윤진서 역시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며 촬영을 하고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3월1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