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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김민희요? 불륜이기에 보기 안 좋잖아요." vs "감독과 연기자로서 훌륭하죠"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불륜설이 제기된 지난해 6월 초만 해도 영화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비난하는 시선이 은근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을 이해한다거나 연기자 김민희, 연출자 홍상수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특히 김민희가 '화차'에 이어 '아가씨'에서도 좋은 연기를 선보이자 관계자들은 더 높은 관심을 표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따냈으니 영화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더욱더 두 사람을 지지하는 모양새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볼 수 있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유부남인 영화감독과 관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한 여배우를 연기했다. 홍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며 영화를 찍지만 이번 영화가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했으나 실질적으로 두 사람의 이야기라는 시선이 지배적으로 많다. 홍 감독 특유의 현실인 듯 영화인 듯한 연출법이 이번에도 녹아 있다.
해외 매체들은 "유부남 감독과 불륜 관계인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은 한국에서 불륜 의혹을 받는 홍 감독의 사생활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스크린 데일리) 등으로 평가하면서도 사랑을 다룬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그 속의 여배우는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과거 김민희는 '패셔니스타'로 인식됐다. 연기력 논란으로 대중의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지난 2012년 변영주 감독의 '화차'에서 남의 인생을 가로챈 인물을 연기해 호평받았다. 이 영화로 제21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현실감 높은 로맨스 '연애의 온도'로 대중을 자극했고 제4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따냈다. 지난해에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히데코를 맡아 연기 포텐을 터트렸다. 특히 '아가씨'는 김민희에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다. 근 10년 만에 '발연기'에서 '연기 여왕'이 된 셈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연기로 추앙받고 있는 김민희지만 사생활 논란은 계속 제기될 문제다. 홍상수 감독과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호흡을 맞춘 뒤 불거진 불륜설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해명을 요구해도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공식 석상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을 이어갔다. 논란에도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함께 이어가고 있고 베를린에까지 입성해 수상까지 했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여배우가 최고상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본인이 아니기에 그 감정을 알 수 없으나 사생활에 대한 쏟아지는 질타에 모멸감까지 느꼈을 것 같은 그는 지금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은 아닐까. 김민희의 이번 수상으로 "인생은 역시 살아봐야 재미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수상 소감에서 "상업적인 영화를 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고도 했듯, 향후 김민희는 아무래도 일반 관객이나 대중과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예술 영화라고 해도 대중과 만나는 지점이 있어야 하는데 두 사람은 예술과 현실 경계인 '홍상수 김민희 월드'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팬이 없다면 존재 가치가 없지만 두 사람 모두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사의 댓들이나 대중의 의견을 보면 비난이 많은데 영화계에서는 사생활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어찌 됐든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3월 개봉할 예정이다. 마니아층에 관심 컸던 홍 감독의 영화를 향한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