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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이라도 좋아/나를 감싸주던 손으로/ 그려줘 그리고 아주 조금은/나를 그리워해줘/오 난 매일 그려 수백 개의 널/매일 난 아직도/그려 널/매일 난 아직도 널...'
그룹 원더걸스의 마지막 신곡 '그려줘'가 유독 차가운 늦겨울,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10일 0시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원더걸스의 '그려줘'가 공개됐다. 원더걸스라는 이름으로 발매되는 마지막 음원으로 공식 해체를 선언한 이들이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예은, 유빈과 작곡가 홍지상이 함께 작업했다.
팬들과 함께 한 지난 10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가사는 비단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뭉클함을 준다. 원더걸스의 해체를 '믿고 싶지 않은' 팬들은 '그려줘'를 통해 그들만의 별(스타)과의 이별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원더걸스는 2007년 데뷔, 10년간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며 국내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으나 10년의 활동을 끝으로 각자의 길을 찾아가겠다는 데 뜻을 모으고 해체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So Hot' 'Tell me' 'Be My Baby' 'Like This'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텔미'를 통해 국민걸그룹으로 떠올랐으며 2008년 발매한 'Nobody'로는 대한민국에 복고 열풍을 일으키는 등 문화 트렌드를 주도했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가 짙듯, 시련도 컸다. 청운의 꿈을 안고 진출한 미국에선 K팝에 대한 높은 장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국 대표 걸그룹으로 야심찬 발을 내딛었으나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만족해야 했던 미국 활동 사이, 국내 가요계 역시 아이돌 세대 교체 바람이 불었고 그 속에서 공전의 인기를 얻는 덴 어려움을 겪었다.
멤버 구성 면에서도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데뷔 활동만을 함께 하고 팀을 떠난 현아를 비롯해, 선미가 연이어 탈퇴하고 혜림이 영입됐다가 다시 소희가 탈퇴했다. 선예가 결혼과 출산으로 팀을 떠났으나 이후 극적으로 선미가 복귀하는 등 전례 없는 멤버 교체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쉽지 않은 여정에도 개개인의 역량을 꾸준히 계발하며 솔로 활동도 이어온 결과, 원더걸스는 걸그룹으로서 독보적인 '싱어송라이트 아티스트형'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발표한 'I Feel You'를 기점으로 밴드 음악에 도전, 큰 성공을 거두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으며 지난해 내놓은 '와이 소 론리'의 빅히트로 공전의 인기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멤버들은 원더걸스로서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데 합의했다.
이들의 선택은 여타 아이돌 그룹이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듭한 끝에 해체하는 것과 달리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 원더걸스는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이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팬들에 대한 그저 무한한 고마움을 담은 '그려줘' 가사처럼, 팬들도 멤버들도 바쁜 일상 중에도 가끔씩은 원더걸스와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간직할 터다.
이들은 '그려줘'를 엠넷, 벅스뮤직, 올레뮤직 등 3개 음원차트에서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난 10년 활동의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 선곡까지도 탁월했던 원더걸스였다.
현재 예은, 선미는 새 둥지를 찾고 있으며 유빈, 혜림은 현 소속사에 잔류해 개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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