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살림하는 남자들’ 김정태가 진심 어린 뜨거운 '사모곡'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폭발시키며 진한 감동과 쫄깃한 재미를 선사했다. 김정태의 폭풍 오열에 살림남 모두 눈물을 훔치며 힘든 기색 없이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시던 어머니를 생각했다.
지난 1월31일 오후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은 13회에서는 설을 맞아 김승우, 김일중, 문세윤, 봉태규, 일라이가 부산의 김정태 집을 찾아 명절 요리를 마련하는 체험을 하며 어머니의 사랑을 되새겼다. 이 과정에서 고된 한숨은 물론이고, 깨알 같은 웃음과 더불어 가슴 절절한 눈물까지 버라이어티하게 펼쳐졌다.
살림고수 김정태는 시종일관 명절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시어머니’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허당커플’ 김승우, 김일중이 전을 부치는 속도가 나지 않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뺀질이 김일중에게 물 심부름이라도 시키고, 씨름에서 딴 ‘1시간 휴식권’을 이용하는 문세윤에게 음식의 간을 보라며 끊임없이 ‘며느리’들을 닥달하는 ‘시어머니’였다.봉태규와 일라이는 싱크대 앞의 사각지대에 숨어 5시간 만에 잠시 앉을 수 있었을 정도다.
↑ 사진=살림하는남자들 |
그런 김정태가 ‘살림남’들이 만든 음식으로 만찬을 즐기던 중 갑작스레 폭풍오열해 출연자들을 숙연케 했다. 명절 음식으로 식사하며 어머니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누던 중, 김정태는 어머니가 결혼을 승낙한 뒤 20분만에 돌아가셨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을 승낙하는지 묻자 눈을 깜빡이며 눈물을 흘렸다는 것. 한동안 말없이 폭풍 오열하는 김정태의 모습에 봉태규와 문세윤도 눈물을 흘렸고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명절의 기쁨이 모든 어머니들의 말 없는 노동의 시간이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김정태는 어머니가 아프실 때 살던 달동네를 지나갈 때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고백했다. 이어 간이 안 좋아 영화 촬영 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촬영을 하러 가겠다고 하자 어머니가 전재산인 3만원을 김정태에게 건네며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봤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김정태는 어머니가 자신을 고쳐주고 자신과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회한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모습에 맏형 김승우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막내 일라이는 평소 어눌한 말투와 소심한 듯한 표정과 달리,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반전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라이가 심부름을 나간 사이, 신입 멤버를 환영하는 의미로 몰래 카메라를 기획한 형들은 나름대로 각본을 짜고, 일라이를 속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김정태와 봉태규가 서로 신경전을 벌이다 싸우는 상황에 맞닥들인 일라이는 긴장 속에도 오히려 특유의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다시는 그런 몰카 하지 말라고 형들에게 타이르는 등 형들 보다 한 수 위에 있음을 입증했다.
봉태규와 문세윤은 살림 실력부터 자세까지 맏며느리였다. ‘봉데렐라’ 봉태규는 묵묵히 나물을 무치고 탕국 국물을 확인하더니 결국 윷놀이에 지는 바람에 홀로 남아 설거지까지 해 내며 일복 많은 살림꾼의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문세윤 역시 일라이를 가르치고, 김정태를 보좌하며 척척 살림을 해 냈다.
명절 준비를 하는 살림남들의 다양한 모습 속에는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 있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허리 한번 못 펴고 일만 하시는 어머니, 당신 입으로 가는 음식보다 자식들이 먹는 모습에 웃음 지으셨던 어머니, 명절을 맞아 웃음이 가득한 가족을 위해 기꺼이 부엌을 선택하셨던 어머니를 기억하게 하며 감사와 사랑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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