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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존재인 우주 생명체와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는 언제나 경이롭다. 우주 생명체를 묘사하는 방식부터 놀랍다. 물론 하도 많은 관련 영화가 있기에 그다지 놀라지 않는 이도 있다.
영화 '컨택트'도 외계인의 존재만으로는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 포인트가 있다. SF블록버스터를 표방하나 철학적인 물음이 좀 더 주요하게 작용한다.
미지의 존재와 맞닥뜨린 지구. 그들이 왜 왔는지 알 수 없다. '컨택트'는 그와 관련한 질문을 투척한다. 외계인은 지구와 적대적인 관계일 것이라는 생각은 보기 좋게 차인다. 새로운 존재와 어떻게 소통하고 교감할 것인가가 이 영화의 주제다.
세계 12개 곳에 나타난 의문의 우주선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세계는 이를 해독하려 한다. 미국은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애덤스)와 물리학자 이안(제러미 레너)을 투입한다.
이들은 공포감과 동시에 신비감을 전하는 외계 생명체와 만난다. 이안은 헵타포드(7개의 다리라는 뜻)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대화에 나선다. 외계 생명체는 흡사 먹물 같은 물체를 뿜어내 추상적인 기호를 그리고, 루이스와 이안은 갓난아이에게 글과 말을 가르치는 식으로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이들의 관계 쌓기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전하는 부분이다. '컨택트'의 또 다른 핵심은 루이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와 연결되는데 이 3가지 시제가 관객에게 혼동을 주듯 결합됐다.
그러면서 묻는다. 당신은 삶 전체를 예지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살아본 인생을 또 살 필요가 있을까'라며 다른 인생을 선택할 것인가. 그 고민의 답은 쉽게 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영화가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는 부분이다. 주인공 루이스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은 관객에게도 전이된다.
그 고민에 영화 속 음향이 더해져 관객을 미지의 세계로 빠뜨린다. 귀를 자극하는 다양한 소리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겨낸다. 영상보다 소리가 심장을 자극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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