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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주우재(31)는 보편적인 모델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다가 의류 사업을 했고, 팟캐스트 라디오 DJ로 이름을 알렸다. 2013년이 돼서야 런웨이에 올라 모델들이 은퇴를 준비하는 나이에 데뷔했다. 인터넷 스타였으나 모델계에 녹아들기 마냥 쉽지는 않았다.
"대학을 다니면서 '직장 생활을 하겠구나' 싶었어요. 우연히 다른 일이 잘돼서 프리랜서로 모델까지 하게 됐죠. 모델 동료들이 처음에는 배척했어요. 저는 모델 전공도 아니고 아카데미 출신도 아니었죠. 길바닥 특채였어요. 그래도 2달 만에 친구들이 생기고 편해졌죠."
늦은 나이에 패션위크 무대에 오른 주우재는 방송 라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KBS쿨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에 2년여 동안 출연했고, 패션 프로그램도 자주 찾았다. 최근에는 MBC '복면가왕', KBS 2TV '노래싸움-승부'에서 노래했다.
"다른 모델들이 활동을 서서히 접는 시기에 일을 시작했죠. 나이가 들고 외적으로 쌓은 것들이 있어서 좋은 점이 더 많은 듯해요. 어린 친구들이 당하는 손해나 잘못된 생각들을 피할 수도 있는 것 같고요."
주우재는 끼가 차고 넘치는 모델이다. '복면가왕'에서 노래 실력과 더불어 비스트 '픽션'에 맞춰 춤사위도 보여줬다. 다른 연예인과 출연하는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연애관을 가감 없이 말했다. 상대에게 무조건 고개를 숙여 겸손해 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했다.
"가끔은 재수 없게 보일 수도 있지만, 원래 성격이 그래요. 연출하거나 꾸미는 것보다는 솔직한 걸 좋아하죠. 자신감보다는 있는대로 저를 전달하려는 편이에요. 제 모습을 싫어하는 분도 있죠. 좋아해 주시는 분이 많을수록 안 좋게 보는 분도 있는 건 당연하죠."
주우재는 자신을 'TV 라디오 덕후'라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방송 매체와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모델 일도 불편하게 느끼지 않았다. 공부하면서 놀 때는 놀 줄 알았던 그는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방송이나 라디오 진행을 꿈꿨다. 나이도 방해물은 되지 못했다.
"활동하면서 방송 라디오 쪽에 관심이 많았죠. 나이에 대해 걱정을 크게 하지는 않아요. 주변에 형들이 많은데 나름의 멋과 여유가 있죠. '문제적 남자'에서 만난 전현무 김지석 하석진 이장원 형들도 멋있어요. 방송하면서 형들과 친해졌습니다."
담백한 화법처럼 주우재는 그동안 방송에서 했던 말들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굳이 '주우재'를 숨길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다. "리얼(real)한 것을 좋아한다"고 강조한 그는 영락없는 공대생이었다.
"음악을 들으면 한없이 감성적이지만, 그 외에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에요. 과학적이지 않은 건 믿지 않죠. 심오하고 머리 아픈 생각이 들면 억지로 털어버리려고 해요. '주우재' 정체성을 정확하게 말할 때는 아니죠. 방송에 적응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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