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①] 류준열이 사랑한 ‘더 킹’

양아치에서 검사로 신분상승한 박태수(조인성 분)는 무소불위의 권력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면서 본능적으로 야욕에 눈을 뜬다. 1% 상위 세계로 진출한 뒤 탄탄대로를 걷다가 생각지도 못한 암초에 걸린 그. 바닥으로 추락하며 인생의 반전을 꿈꾼다./영화 ‘더 킹’中

[MBN스타 이다원 기자] “출연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인 영화예요. 참 좋은 영화에 참여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류준열에겐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이 남다른 작품이다.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 등 선배들과 한재림 감독, 그리고 메시지 강한 작품에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며 눈동자에 하트를 띄웠다.

↑ 사진=MBN스타 옥영화 기자

“바란던 대로 영화가 나왔고, 나름대로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라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그저 관객들이 빨리 봤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18일 서울 종로구 한 까페에서 만난 류준열은 만면에 미소를 거두지 못했다. 완성본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잘 나왔다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특히 그가 맡은 최두일 역에 대해 설명할 땐 더욱 즐거워했다.

“최두일은 순수하고 외로운 친구였어요. 검사들 틈바구니서 자신의 롤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에 넘치지 않게끔 행동하잖아요? 본능적인 캐릭터라 전사를 준비하기도바는 ‘이런 상황에선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고 상상하면서 연기했어요. 레퍼런스도 거의 없었죠. 전형적인 조폭이 아니라 가끔은 검사처럼도 보여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검사 관련 영화들을 더 참고했어요. 금시계, 금목걸이를 차기보다는, 화이트 칼라 느낌이 나게끔 연기했고요.”

작품 속 유일하게 카리스마를 끝까지 유지하는 멋진 캐릭터라는 평가에는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멋있어서 선택한 역은 아니에요. 극에 잘 묻어나고 얘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표현한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아서 만족스러울 뿐이죠. 조인성 선배가 절 두고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고 하는데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하하하.”

촬영 현장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선배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연기하더라고요. 연차가 있으면 여유롭게 임할 거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치열하게 연습하고 연기를 하니 ‘아, 너무 한 거 아닌가. 이러면 신인은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러니 작품이 잘 나오고 좋은 연기가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이제 막 이름값을 높이 배우로서 정치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손사래쳤다.

“영화는 픽션이잖아요. 자료화면이야 작품에 필요하기 때문에 들어간 거고요. 한 정당을 다루기보단 중립적인 기관인 검찰을 풍자한 거라 출연이 전혀 부담되진 않았어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선 작품을 향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더 킹’으로 이룬 것과 잃은 것을 물으니 한참을 생각하는 그다.

“이룬 건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 아니다. 사실은 완성된 건 아니죠. 마지막은 관객이 완성해주는 거니까요. 그리고 잃은 거요? 와~ 충격적인 질문이다. 정말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요? 그만큼 얻은 것밖에 없었던 영화였어요, 제겐.”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