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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하다. 훈훈한 외모에 재치 만점 위트까지 넘친다. 가창력은 말할 필요 없고, 연기력 또한 물이 올랐다. ‘오! 캐롤’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변화무쌍한 캐릭터로 뮤지컬 판을 노닐고 있는, 데뷔 10주년을 맞은 배우 서경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행복 바이러스 전도사’로 통하는 서경수(27)를 만났다. 무대에서 본 유쾌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그대로 묻어난다.
“10주년 정말 축하드린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냐”라고 인사를 건네니 “벌써 그렇게 됐다. 특별한 건 없었고, 그냥 스스로 고생했다고 ‘쓰담 쓰담’ 해줬다”며 밝게 웃었다.
지난달 19일 개막한 뮤지컬 ‘오! 캐롤’은 스몰 라이선스 형식으로 음악 외 대부분이 재창작됐다.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팝으로 구성된 흥겨운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초연이지만 미국에선 이미 장기간 공연된 소문난 웰메이드 작품. 1960년대 미국 휴양지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6인의 꿈과 사랑, 우정을 담으며 웃음과 감동 뿐 아니라, 시국 풍자도 재치 있게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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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수는 극 중 리조트의 간판 가수이자 슈퍼스타를 꿈꾸는 바람둥이 ‘델’을 맡았다. 꿈과 사랑의 성장을 동시에 보여주는 가장 입체적이고 재간둥이인 캐릭터. 실제로 닮은 점이 뭐냐고 물으니 “속된 말로 ‘돌+I’ 기질이 닮았다”며 큰 소리로 웃었다.
“평소에도 진중하기 보단 장난끼가 많고 유쾌한 편이에요. 사람들을 웃기거나 재미있게 만드는 걸 좋아하고 개그 욕심도 많죠. 연륜은 부족하지만 열정적이고 뭐든 즐기며 하는 편이라 ‘델’의 미워할 수 없는 악동 같은 면과 조금은 닮아있는 것 같아요. 델이 저를 닮은 건지, 제가 델을 닮아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기면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어요.”
그 동안 다소 무겁고 처절한 역할을 무게감 있게 소화해낸 그가 이번엔 능글맞으면서도 귀엽고, 또 은근한 섹시함이 녹아있는 팔색조 매력으로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재미있고 행복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저조할 때면 급냉각 되는, 여전히 관객들이 ‘최고 갑’이라는 그였다.
“선배님들이 배우는 관객들의 반응에 절대 동요되면 안 된다고 늘 조언해주시는 데, 사실 그게 잘 안 돼요. 항상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소통을 중시하다 보니 관객 반응에 좌지우지되는 날이 많아요. 반응이 뜨거우면 너무 흥분이 돼 자제해야 할 정도로 업 돼있고 저조할 땐 괜히 우울해지고, 저 때문인 것 같아 좌절감에 빠지고 죄책감이 들기도 해요. 10년째 무대에 서고 있는데도 여전히 관객들에겐 당할 수 없어요. 하하!”
‘델’은 유독 극 안에서 웃음과 퍼포먼스를 담당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그는 “다른 작품에 비해 애드리브도 많고, 과장된 몸짓이나 개그 코드가 많아 재미있으면서도 고민할 게 많다”고 했다.
“명예욕도 많고 그러면서 순수하고, 바람둥이지만 미워할 수 없고, 노래도 자라고 끼도 많지만 수가 뻔히 보이는 그런 캐릭터라 해야 할 게 정말 많아요. 때로는 정말 미친 놈처럼 웃고 뭐든 과감하게 또 화려하게 연기하죠. 그러면서도 전체의 균형을 깨면 안 되고요. 무엇보다 관객들의 웃음을 담당하고 있기에 책임감이 무겁죠. 그래서 더욱 관객들의 반응에 신경 쓰고 매일 매일 엄청난 에너지를 쏟는 것 같아요. 다행히 관객 분들이 대체적으로 뜨겁게 호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유쾌하고 여유가 넘치는, 긍정적인 모습이 매력적인 그였다. “원래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고 재미있는 사람이냐”고 물으니 “울고 웃으며 슬럼프를 겪고 극복하고를 반복해오다 보니 이렇게 되더라”라며 미소 지었다.
“무대라는 공간이 사실 예전에는 불편하고 어렵고 힘들었어요.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죠. 심할 때는 숨도 안 쉬어지고 말도 잘 안 나오고 실수도 많았어요. 그런데 한 해 한 해가 지나가면서 점차 나아지더라고요. 자연스럽게요. 슬럼프에 빠지고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선배님들의 조언 그리고 팬들의 응원 속에서 기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특히 초심, 무대를 향한 간절했던 마음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차근차근 한 발작씩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10년이나 흘렀어요. 사실 아직도 갈 길이 멀죠.”
그의 곁에는 항상 단단하게 지탱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었다. 그는 “어머니는 항상 제가 출연하는 모든 공연을 보러와 응원해주셨어요. 역할도 없는 앙상블일 때조차도 함께 온 친구들에게 제 자랑을 늘어 놓으셨죠. 한 번도 빼놓지 않고”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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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캐롤’은 6명의 주인공들이 지닌 각기 다른 사연을 통해 사랑, 나아가 인생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몰입이 쉽고 빠르다.
대중적인 스토리는 객석을 향해 쇼를 진
내년 2월 5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