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올 한해도 안방극장의 남녀주인공들이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했다. 모두가 좋아한 주인공도 있었고, 마니아만 좋아하던 이들도 있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가미된, 2016년 마음대로 베스트 배우 다섯 명을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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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고은에게 이제 ’은교’는 없다. 데뷔작이지만 그 작품이 생각 안 날 정도로 작품에서 최대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실 영화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관심을 받던 그는 이후 영화로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몸 쓰는 영화에 주로 등장했는데 성적이 좋지 못했다. 고생은 고생대로 다하고 평가가 좋지 못 하면 기분이 나쁜 법이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다. 첫 드라마, 그것도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채널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으로 대박을 쳤다. 케이블채널에서 밤 11시에 방송되는 드라마였는데도 시청률이 높았다. 지상파 방송 부럽지 않은 성적이었다. 로맨스와 스릴러를 결합한 드라마에서 통한다는 걸 알렸다.
현재 방송 중인 ’도깨비’에서도 당돌하고 사랑스러운 도깨비 신부 지은탁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안방극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연말도 제대로 활약하고 있다.
영화 ’계춘할망’ 홍보를 위해 만났던 그는 "영화를 5년 동안 했는데 드라마 한 편의 힘이 크다는 걸 실감했다. 예전에는 평소에 길을 다닐 때 수더분하게 하고 다녀도 긴가민가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확신에 차서 알아본다"고 즐거워한 바 있다.
4위 송중기
배우 송중기는 전역 후 첫 드라마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태양은 후예’다.
남자 배우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 속에 입대하고, 또 전역 뒤에 다시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을 한다. 송중기 역시 마찬가지였을 게다.
군 드라마는, 특히 사전제작드라마는 방송계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해외 로케이션도 있었기에 달가워하지 않은 이가 많았다. 많은 배우가 송중기가 맡은 유시진 대위 역의 출연을 고사했다는 건 많이 알려진 바다. 하지만 송중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송혜교와 케미도 좋았지만 진구와 함께 "~지 말입니다"라는 군대 말투를 유행시키기까지 했다. 전역한 지 얼마 안 돼 각 잡힌 행동과 말투는 일반 대중이 ’군인 아저씨’를 대하는 생각도 달리 만들었다. 멋진 ’군인 오빠’들이 됐다. 송중기의 덕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초두효과보다 최신효과가 더 시청자들에게 인식되는 법이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베스트 배우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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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진은 2000년 초반 비운의 아이돌 아이콘이었다. 연기자가 되기 전인 2001년 밀크라는 그룹으로 활동했으나 이렇다 할 빛을 보지 못했다. 연기자로 전향한 뒤 드라마와 뮤지컬, 영화 등에 얼굴을 내밀었으나 대단한 인기도 얻지 못했다. 마니아층 팬들과 그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소수만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드라마 ’또 오해영’를 통해 제대로 매력을 발산했다. 인생작이라고 할 작품이다. 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에게 피해만 보던 그에게 다가온 사랑은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었다. 희로애락이 제대로 담겼고, 서현진은 ’그냥 오해영’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지난해 ’식샤를 합시다’에서 주목을 받는가 싶더니 올해 ’또 오해영’으로 인기가 치솟았다.
특히 에릭의 방을 향해 "나 생각해서 일찍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라고 호소하는 대사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왔다.
2위 조진웅
과거 겉모습만으로도 무게감 가득했던 조진웅은 ’시그널’을 통해 내적으로 묵직한 무게감을 전했다. 데뷔 초 130kg에 육박했던 그는 작품마다 다이어트를 감행했고, ’시그널’에서도 샤프하고 정의감 넘치는 형사로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했다. 배우 이제훈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였으나 조진웅이 더 깊이 와 닿았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무전기를 들고 박해영 경위를 애타게 찾는 모습이 여전히 기억에 선하다. 용의자가 권력자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덮으려 한 말도 안 되는 부조리를 꼬집는 드라마는 명대사도 남겼다. 조진웅이 ’시그널’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먹고 잘살아요?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는 대사는 깊은 울림을 줬다.
1위 박보검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올해 이 대사에 ’심쿵’하지 않은 여성팬들은 없을 것 같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에서 진영이 김유정을 데려가도 되겠느냐고 묻는 장면에서 박보검이 나직하게 읊은 말이다.
박보검은 앞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바둑에만 열정을 보이는 듯한 순박한 택이를 연기했다. 그토록 순박해 보였으나 덕선을 향한 일편단심 순수한 사랑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으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구르미’에서도 이렇게 가슴 떨리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야말로 대세가 됐다.
박보검은 꾸준히 연기를 해왔고, ’응팔’ 이전에 영화 ’차이나타운’에서도 활약했으나 선배들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로맨스물에서 제대로 안타를 치더니 홈런까지 때렸다.
’구르미’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그것도 아역 출신인 김유정과 호흡을 맞춘다고 하니 두 사람의 ’케미’를
’태양은 후예’의 송중기만큼 많은 누나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영을 사랑했다. KBS 관계자들은 ’태후’ 보다 ’구르미’를 더 좋아하는 드라마라는 말은 여러 자리에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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