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아름다운 강산’을 박사모·어버이연합이 집회에서 불렀다는 소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대철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TV 보다가 너무 기가찬 광경을 봤다. 안국역 앞에서 친박 단체들 집회 하고 있는데 이자들이 ‘아름다운강산’ 을 부르고 있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아름다운강산 이라는 노래는 나의 아버지가 74년 에 작곡 한 노래다. 이 노래를 만들게 된 사연이 있다. 당시 나의 아버지는 최고의 히트곡 작곡가였다. 그런데 어느날 청와대 라고 하면서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증언에 의하면 청와대가 ‘각하(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라는 내용의 강권을 행했다 한다. 즉 박정희의 찬양가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런 노래는 만들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 후 공화당 이라며 다시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역시 같은 내용 이었고 만약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 라는 협박도 한다. 그러나 재차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신대철 페이스북 |
그 이후 아버지의 작품들은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며 신대철은 “당시는 ‘미인’ 이라는 노래가 대히트 되어 국민가요가 되었던 시절이다. 그런데 미인은 갑자기 금지곡이 된다. 뿐만 아니라 김추자가 불렀던 ‘거짓말’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십곡이 금지 되었다. 고심하던 아버지, 당시 아버지의 밴드였던 '신중현과 엽전들'의 2집(74년)에 아름다운강산을 수록한다. 오리지날 버전은 이 후 이선희의 리메이크 버전(88년)과는 많이 다르다. 이 곡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라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서슬퍼런 독재권력자 박정희의 강권을 거부하고 우리나라를 하나로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었지만 이 곡 역시 금지곡이 되었다. 그런데 아름다운강산의 가사를 잘 살펴보면 교묘한 메시지가 숨어있다. 가사는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로 시작 한다. 그 뿐 이라면 별 의미가 없다. 전반부의 핵심은 이렇다.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있고 네가있네 손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 우리들 모여서 말 해보자 새 희망을' 후반부 핵심은 이렇다.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 꿈을 만들어 보고파'”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신대철은 “다른 의견은 철저히 배격 되었던 시대의 외침으로 '우리들 모여서 말 해보자 새희망을' '~말해야지 ... 우리의 새꿈을 만들어..' 이라 한 것이다. 어쩌면 아고라 민주주의의 실현을 꿈꾼 것일가. 그래서 이 노래는 유신내내 금지곡이 되었다. 그러므로 박사모, 어버이 따위가 불러서는 안된다.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밝혔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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