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원했지만 너무 힘들고, 냉정한 평가나 질타에 때론 아쉽고 주눅 들기도 하지만 끝까지 관객들에게 멋진 연기로 보답하고 싶어요. 부족한 게 많지만 하루하루 더 노력해서 조금씩 채워나가야죠. 조금은 무섭고 또 어려운 무대지만, 항상 그립고 애정이 가는 곳입니다. -박정민․문근영”
인기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두 동갑내기 실력파 배우들이 만났다. 외모부터가 이미 ‘줄리엣’인 문근영과 조금은 낯선 듯 신선한 매력의 ‘로미오’ 박정민이 연극 무대에 연인으로 섰다.
두 대세 배우를 향한 높아진 기대치 때문일까? 최근 ‘로미오와 줄리엣’ 개막 이후 두 배우에게는 예상치 못한 쓴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무대 경험이 적은 문근영의 부족한 발성‧발음‧톤 등에 적잖은 지적이 흘러나왔다.
“공연 후 관객들이나 관계자들, 주변의 반응을 살펴 보았냐”는 질문에 두 배우 모두 멋쩍게 웃었다.
먼저 박정민은 “공연을 하다 보면 스스로 관객 반응이 내 예상에 못 미치는 느낌, 관객들이 지루해 한다는 느낌이 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관객의 눈치를 보게 되고 위축되고 그런다. 오랜 만에 서는 무대인데다 워낙 새로운 장르, 형태의 작품이라 더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결정적으로 연극은 그 배우의 단점이 너무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그래서 더 잘 하고 싶고 무섭고 또 선망하는 공간”이라며 “영화는 몇 번이나 다시 찍을 수 있고, 여지나 기회가 있지만 무대는 없다. NG나 어떤 실수도 용납되지 않은 채 논스톱 이어간다. 새삼 그 점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요즘”이라고 했다.
그는 “마침 6년 만에 정말 좋은 기회가 찾아 왔는데 결국 나의 부족함이 다 까발려졌다. 무대에 익숙치 않고 부족한 경험에서 나온 어색함이 모두 드러났다”며 “매일 매일 하나씩 하나씩 배워 가면서 또 고쳐가면서 노력하고 있다. 혹평이나 질타에 물론 위축되고 창피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과 도전 의식에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혹한 평가들에 굳이 주눅 들거나 상처받지 않으려고 노력 한다. 오늘의 무대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속으로는 아무리 아쉽고 부족했어도 관객들에겐 끝까지 멋진 모습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정민은 “첫 공연 때 리뷰와 평을 보니 혹평이더라. 그 이후로 인터넷 검색을 안 하고 있다”며 “내 이름을 검색하는 게 낙이었는데 요즘엔 잠정 중단했다. 내년 쯤에나 검색을 다시 해볼까한다”고 재치 발언으로 마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고전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셰익스피어 원작대로 원수 집안인 몬태규가 로미오와 캐플릿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을 담았고 어렵지만 아름다운 대사들을 변형 없이 옮겼다.
내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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